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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지 인근 댐·저수지 위치해"…경남 거제 동부면 주민들, 경남도청서 먹는샘물 개발사업 재추진 반대 집회

정창현 기자 승인 2023.10.20 23:16 | 최종 수정 2023.10.20 23:19 의견 0

경남 거제시 동부면에서 먹는샘물 개발사업이 재추진되자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거제동부면이장협의회 등 주민 100여 명은 20일 경남도청 앞에서 먹는샘물 개발사업 반대 집회를 갖고 “물 부족 도시에서 심층지하수를 개발하는 것은 지역 미래에 재앙이 된다”고 주장했다.

먹는샘물 개발 예정지인 동부면 구천리 603번지 일원 위치도

경남 거제동부면이장협의회 등 주민 100여 명이 20일 경남도청 앞에서 먹는샘물 개발사업 반대 집회를 하는 모습. KBS 뉴스 캡처

이 사업은 지난 2019년부터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와 민간사업자가 함께 진행됐지만 공사 측은 공공성 부족, 계획 취수량 미달 등을 이유로 올해 초 개발사업 참여 중단을 결정했다.

하지만 민간사업자는 동부면 구천리 603번지 일원에 계획취수량 950t 규모의 시설을 만드는 내용으로 최근 경남도에 임시허가 신청을 제출했다.

동부면 주민들은 “개발 예정지 1㎞ 거리에 용수전용 댐과 농업용 저수지가 있어 댐의 안전과 농업용수 부족이 우려된다”며 “심층지하수 개발은 인근 지하수위 하락으로 이어져 지하수에도 영향을 미치며 이는 지표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개발지인 서당골 계곡 일대는 멸종위기 2급보호종인 애기송이풀의 국내 최대 서식지며 멸종위기 야생동식물1급 남방동사리는 구천천 일대가 국내 유일의 서식지”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이 일대는 주민 소득원인 고로쇠나무 군락지로 개발사업이 진행된다면 수액 생산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날 집회에서 배포한 주민 반대 의견서 전문

거제 동부면 구천리 먹는샘물 개발사업 반대의견서

우리는 먹는샘물(생수공장)사업을 결사반대한다.

먹는샘물 개발사업 예정지인 거제시 동부면 구천리 93번지 일원에는 거제 동남권에 1일 2.5만㎥를 공급하는 구천댐(1987년 준공, 저수용량 970만㎥), 동부면·거제면에 관개용수를 공급하는 동부저수지(1957년 준공, 저수량 89만㎥)가 1km 거리에 있다. 구천계곡 군립공원과 학동, 망치, 구조라 해수욕장도 인근에 위치한다.

모든 개발행위는 공공의 안녕질서 보호가 우선이다. 토지소유권이 지하에까지 무한정으로 미치는 것이 아니기에 심층 지하수는 토지소유권과 분리되는 공공의 자원이다.

지하수의 고갈 및 오염은 지역과 다음 세대에까지 무거운 짐으로 남을 것이다.

1. 절차상(법 위반)의 문제

먹는물관리법 제 9조 ①(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규모 이상의 샘물 또는 염지하수를 개발하려는 자는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을 위반한 것으로 본다. 2021. 3. 11 거제시의회 2차 본회의에서 당시 거제시해양관광개발공사 사장은 “공사 3공, 민간이 5공을 뚫어 1,300t 정도의 수량이 나온다”고 보고했다.

이로 미루어 가허가를 득하지 않고 굴착했음을 알 수 있다. 임시허가신청서의 pw-1, pw-2, pw-3은 신청서 5에 굴착(개발) 예정이라 했으나 이미 굴착하여 수량조사, 수질검사까지 마친 것으로 볼 수 있다(거제시의회 의사록발췌본 및 서당골 먹는샘물 개발사업 1차 주민설명회 자료 13쪽 첨부). 굴착하지 않고 개발심도를 추정하기는 어려울 것인데 임시허가신청서 5에 개발심도까지 적시되어 있다. 적법하지 않다면 조처해야한다.

2. 구천댐과 동부저수지의 안전과 농업용수 부족 우려

구천댐과 동부저수지는 사업예정부지(구천리 603번지 일원)와 1km 거리에 있다. 거제시 동남부권에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구천댐과 동부면·거제면 곡창지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동부저수지의 안전과 용수부족을 우려한다. 댐 인근의 심층 지하수 개발은 재앙이 될 수 있다.

3. 생태계 파괴

서당골계곡 일대는 거제시 유일의 청정지역으로 멸종위기 2급 보호종인 애기송이풀의 국내 최대 서식지이며,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1급인 남방동사리는 구천천 일대가 국내 유일 서식지이다. 수달과 팔색조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또 이 일대는 고로쇠나무 군락지이다. 전국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수액이 생산된다. 거제 9품으로 지정되어 있고 주민 소득원인 고로쇠 수액 생산은 가뭄에 민감하다. 지하수위 하락은 지표수에도 영향을 미쳐 고로쇠수액 생산이 어려워질 것이다.

수려한 이 지역은 보존 관리해 시민의 휴식공간과 생태학습장으로 이용되어야 한다.

4. 지하수 고갈

심층지하수 개발은 인근의 지하수위 하락으로 이어져 반경 5km 내외인 일운면, 거제면, 남부면은 물론 반경 10km 정도인 거제시 도심부의 지하수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하수 고갈은 지표수에도 영향을 미쳐 매년 반복되는 우리 지역의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이다.

5. 환경에 미치는 영향

물 부족현상은 장기적으로 많은 식생의 변화가 나타날 것이며 식생의 교란으로 토종 야생생물들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거제시민이 염원하는 한 아세안 국가정원 유치나 관광산업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외에도 5km 거리인 한국 석유공사의 지하비축기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는 과다한 지하수 개발로 지반침하가 일어나 수도를 이전해야하는 처지에 놓여있는 등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은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거제는 물 자급율 40% 수준의 섬이다. 남강댐 용수에 의존하는 물 부족 도시인 이 지역에서 심층 지하수로 먹는물관련영업을 하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2022년 9월 21일(동부면 참살이센터)의 주민설명회는 파행으로 끝났으며 2023년 7월 28일(동부면 참살이센터) 주민간담회 또한 무산되었다. 지역 주민은 먹는샘물(생수) 사업을 결사반대한다.

거제시 동부면민 이장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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