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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소싯적 '한데'서 뛰놀던 추억 한번 살려보시죠"···경남 하동 평사리 들판 논두렁서 '이색 축구대회' 열린다

놀루와, 공 차고 추억도 챙기고 지역관광은 덤
관광·스포츠 결합 지역활성화 도모

정창현 기자 승인 2023.11.07 12:50 | 최종 수정 2023.11.07 13:36 의견 0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에서 '서희'와 '길상이'가 공을 차고 '최참판'이 심판을 보는 이색 축구경기가 열린다. 박경리 작가는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진주여고(1945년 졸업 당시엔 진주공립고등여학교)를 나왔다.

경남 하동군은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가 선정한 최우수관광마을인 하동 악양면 평사리에서 오는 25일 제3회 논두렁축구대회가 열린다고 밝혔다. 하동주민공정여행놀루와협동조합이 주최한다.

지난 2019년 첫 개최 이후 코로나19로 열지 못하다가 코로나 종식과 더불어 ‘킥오프’를 하게 됐다. 이번 대회는 남자일반부, 여자일반부, 초등부, 중고등부 등 모두 4개 리그로 나눠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된다.

코로나19 발발 전인 2019년 논두렁축구대회 모습. 갓 쓰고 도포을 입은 사람은 심판이다.

관람객들이 볏짚축구공을 차보고 있다.

논두렁축구경기에 앞서 볏짚공을 앞에 두고 포즈를 취한 출전팀. 이상 하동군 제공

일반 축구경기와 전혀 개념이 달라 특별하고도 이색적인 축구경기여서 눈길을 끈다.

구장은 벼를 수확한 텅 빈 들판이다. 벼를 수확하고 남은 그루터기는 없앴다. 축구공은 짚으로 만들어진다.

경기장은 가로 20m 세로 30m의 미니구장이며, 전·후반 합쳐 20분에 경기는 종료된다. 선수는 7명으로 후보 선수 3명과 수시로 교체 가능하다.

리그별 우승팀에는 30만 원, 준우승팀에는 20만 원 등의 상금도 준비됐다.

무엇보다 선수나 관람하는 관객이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특별하다.

더불어 슬로시티 하동을 상징해 슬로워크(SLOW WALK) 행사도 축구경기 종료 후에 진행된다. 평사리들판 약 4㎞ 구간을 걷는 느림의 미학을 연출한다.

지방정원인 동정호에서는 하동의 20개 차(茶) 재배 농가가 참여하는 ‘아름다운 찻자리-하동들차회’와 공연도 준비된다. 하동의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볏짚아트’ 작품전도 열린다.

놀거리가 마땅찮아 논에서 볏단 골대와 어설픈 네트를 걸치고 공차고 배구하던 옛날 추억을 되새기는 재미를 다시 불러온다. 축제성 확보와 마을 경제 활성화까지 일석삼조의 결실을 기대할 수 있다.

제3회 논두렁축구대회가 열릴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들판 모습. 오른쪽은 악양루가 있는 동정호다. 하동군 제공

행사를 기획한 조문환 놀루와 대표는 “하동의 특별함을 선보여 하동이 지속가능한 도시가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 기업투자를 유치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축구경기 참가팀은 리그별 8개 팀을 선착순으로 마감한다.

오는 17일까지 하동주민공정여행놀루와협동조합 페이지(https://www.nolluwa.co.kr/) 또는 전화(055-883-6544)로 전국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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