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취소됐을까?"···경상국립대-국립창원대, ‘1도 1국립대’ 논의 협약식 하루 전 취소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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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0 10:13 | 최종 수정 2024.07.2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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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국가거점국립대인 경상국립대와 국립창원대가 19일 경상국립대에서 1도 1국립대 체계 구축을 위한 ‘상호협력 의향서’를 교환하려던 계획을 돌연 취소해 그 배경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경상국립대는 이날 오전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오늘 오후에 열릴 예정이었던 경상국립대와 국립창원대 상호협력 의향서 체결(교환) 건은 추가적인 조율 사항으로 인해 미룬다"고 밝혔다.
전날 두 대학은 4개 협력 사항을 담은 상호협력 의향서를 교환할 것이라는 보도자료까지 내 이미 독자들에게 알려졌다.
대학 간 협력을 위한 협의체를 만들어 운영하고, 1도 1국립대 체계 구축을 논의해 중장기 통합 로드맵을 마련한다는 내용이다.
경상국립대 관계자는 "추가 조율할 사항이 있었다"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국립창원대 관계자는 “협력의향서의 내용과 취지에는 매우 공감하지만, 지금은 글로컬대학 본 지정 계획서에 집중하고, 선정된 후에 1도 1 국립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방식의 통합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창원대의 이 같은 입장은 전날 권진회 경상국립대 총장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밝힌 창원대와 통합 추진 발언에 창원대가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창원대가 말한 '국립 캘리포니아주립대 방식'은 대학이 단순히 하나로 통합되는 것이 아닌 두 대학이 하나의 거버넌스(관리) 체계에서 일정 정도는 독자 운영되는 방식이다.
한 체제의 통합을 하려는 경상국립대와의 통합을 둘러싼 해석 차이가 있다.
경상국립대는 전국 시도의 주요 국립대 모임인 국가거점국립대 소속으로 경남 지역 대학에서 '형 역할'을 하고 있다.
항공우주대 특성화로 글로컬대학에 선정되고, 의과대는 정원의 대폭 증원으로 200명을 뽑게 됐다. 지난 7일엔 부산에 있는 국립부경대(참여 대학)와 컨소시엄으로 교육부의 반도체 특성화대학 지원사업에 선정돼 창원대가 범접하게 힘들 정도로 교세를 확장 중이다. 우주항공청도 지난 5월 27일 사천에 둥지를 틀어 발전 배후도 더없이 좋다.
무엇보다도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추진 중인 정부의 대학통합 정책인 '1시도 1국립대'의 중심에 서 있다. 학교 역사도 113년의 성상을 쌓아 그동안 경남의 고등교육을 주도해 오는 등 창원대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창원대로서는 진주에 비해 3배에 가까운 100만 창원시 인구를 기반으로 독립적 입지를 가지려는 속내를 갖고 있다. 배후에 창원국가공단이 있다.
다만 정부가 지역소멸 추세에 각 지역에 '똘똘한' 대학을 키워 수도권 집중을 막겠다는 정책을 가속화하고 있어 창원대의 의도만큼 되지 않고 있다. 최근 의대 증원 과정에서 의대 설립을 희망했으나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수포로 돌아갔다.
한편 권진회 경상국립대 총장은 18일 오후 2시쯤 진주 가좌캠퍼스 박물관 1층 기자회견장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대와의 통합과 ‘1도 1국립대학 체제’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동의한다”고 전제하고 “학령인구 감소 등에 대한 대책으로 경상국립대-국립창원대 두 대학은 단순 팽창 정책보다는 상호보완적인 대학연합 또는 대학통합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너무 급하게 서두르면 여러 어려움이 있을 수가 있어서 연합대학 시스템 구축 후 대학 통합의 2단계로 나눠서 하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