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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더위에 지각 단풍, 예쁘지 않을 수도···설악산 10월 22일, 지리산 25일 절정

산림청, 산림단풍 예측지도 발표
기후 온난화로 해마다 점점 늦어져

천진영 기자 승인 2024.09.23 20:19 의견 0

지속된 늦더위 여파로 올해 단풍은 예년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늦은 폭염에 단풍이 물들 시간이 부족해 녹색 상태에서 잎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산림청은 23일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 참나무류, 단풍나무류, 은행나무의 단풍시기를 담은 ‘2024 산림단풍 예측지도’를 발표했다. 오는 10월 말이 돼야 주요 산의 단풍이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단풍의 절정이란 산림 50% 이상에 단풍이 들 때다. 80%에 단풍이 들어야 최절정 시기로 본다.

2024 산림단풍 예측지도. 산림청

산림청은 해마다 국립수목원, 권역별 9개 공립수목원과 함께 전국 112개 지점에서 관측된 생물계절 자료와 국립산림과학원의 산악기상정보를 바탕으로 산림단풍 예측지도를 발표하고 있다.

단풍의 절정 시기는 설악산 10월 22일, 내장산 10월 27일, 지리산 10월 25일, 한라산 11월 6일로 예상됐다. 수종별 절정 시기는 참나무류 10월 28일, 단풍나무류 10월 29일, 은행나무 10월 31일로 조사됐다.

산림청은 “지역별로 차이는 있으나 늦더위 여파로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단풍이 늦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6∼8월의 평균기온이 최근 10년(2009∼2023년) 평균보다 1.3도 정도 상승한 것이 단풍을 늦춘 원인으로 분석된다.

최근 10년간 단풍 시기는 단풍나무류(0.39일), 참나무류(0.44일), 은행나무(0.45일) 순으로 해마다 늦어지는 추세다.

신갈나무의 단풍 절정 시기는 최근 2년 평균 시점보다 5일 정도 늦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단풍은 차가운 북풍이 내려와 하루 최저기온이 5도 아래로 떨어지는 9월 말부터 물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달 1일부터 22일까지 전국 평균 최저기온(62개 지점 기준)이 22.3도를 기록했다. 9월 최저기온으로 가장 높았던 지난해(19도)보다 3도 정도 높았다.

통상 단풍나무는 기온이 1도 오르면 4일씩, 은행나무는 5.7일씩 물드는 속도가 늦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10월 말이면 산림의 80% 가량이 단풍으로 물들지만 올해는 같은 시기에 50% 정도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산림의 80%가 단풍으로 물드는 최절정 시기는 11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을 계절이 짧아지면 단풍이 울긋불긋하게 물들기도 전에 겨울바람을 만나 낙엽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늦가을까지 무덥다가 겨울날씨가 되면 단풍이 충분히 물들지 못한다.

최영태 산림청 산림보호국장은 “기후변화로 늦더위가 지속되면서 단풍 시기가 늦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예측지도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전국의 산림생태관리센터를 활용한 관측지점과 조사 대상 수종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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