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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부산 행정통합 '기본구상안 초안' 나왔다···통합지방정부인 '2계층제'와 연방제 준하는 '3계층제' 제시

8일 경남도청 공론화위 출범식서 청사진 발표
위상과 비전, 통합 모델안, 통합지방정부 권한 담겨
연방제에 준하는 권한과 재원 중앙정부서 이양 받아야

천진영 기자 승인 2024.11.08 20:03 | 최종 수정 2024.11.10 22:04 의견 0

경남도와 부산시는 8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공동위원장 전호환, 권순기) 출범식에서 경남·부산 행정통합 기본구상안 초안을 발표했다.

이날 공론화위 출범에 앞서 경남연구원과 부산연구원은 지난 4월부터 행정통합 기본구상안을 연구해 왔다. 오동호 경남연구원장이 두 기관에서 공동연구한 ‘경남·부산 행정통합 기본구상 초안’을 발표했다.

기본구상안 초안에는 ▲행정통합의 비전과 위상 ▲통합 모델안 ▲통합지방정부의 필요 권한 등의 내용이 담겼다.

▶행정 통합의 비전과 위상

두 지자체가 행정통합을 통해 완전한 자치권을 행사하는 분권형 광역지방정부의 위상을 확립해 '경제수도' 육성을 뒷받침하고 국토균형발전을 실현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통합지방정부 모델

통합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 하기 위해 기존 기초자치단체(시군구)와 사무는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2계층제'와 '3계층제' 안을 제시했다.

‘2계층제’는 부산시와 경남도를 폐지하고 새로운 통합지방정부를 신설하는 모델이다. 광역의원 선거구 획정(劃定·경계를 명확히 구별해 정함)은 현행방식을 유지한다.

‘3계층제’는 부산시와 경남도는 존치하면서 연방제 주에 준하는 최상위 지방정부인 ‘준주(準州-부산경남주)’를 신설해 초광역 사무와 특별지방행정기관 이관 사무 등을 담당하는 모델이다. 광역의원 선거구 획정은 현행방식을 유지하고, 준주의 집행기관(주장관)과 의결기관(의회)는 주민직선제로 별도 구성한다.

▶핵심 권한

통합지방정부의 위상을 갖추기 위한 핵심 권한으로 ▲자치행정·입법권 ▲자치재정·조세권 ▲경제·산업육성권 ▲국토이용·관리권 ▲교육·치안·복지권 등으로 크게 5분야를 제시했다.

자치행정·입법권 측면에서 법률 세부사항을 시행령, 시행규칙과 같은 행정입법이 아닌 조례로 규정토록 전면 위임하고, 조직·정원 운용의 자율성 확립, 특별지방행정기관 사무와 재정의 완전한 이관을 제안했다.

자치재정·조세권의 자율성 강화를 위해서는 국세 이양을 위한 지방세 신설과 지방소비세와 소득세 조정, 통합에 따른 재정 인센티브로 광역통합교부금 지원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지역의 산업 발전과 지역 개발에 필요한 권한 이양과 함께, 초중등-대학-평생교육 체계 구축, 자치경찰 확대, 지방소멸대응기금 이관 등의 권한 이양 필요성도 제시했다.

투자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필요한 각종 세제 혜택과 규제 특례 확보를 위해 투자진흥지구, 경제자유구역과 같은 각종 경제특구 지정 권한 이양과 지역 개발의 걸림돌인 개발제한구역 해제 권한,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승인권 등도 담았다.

▶통합지방정부의 미래상

‘대한민국 경제수도’로 나아갈 통합지방정부는 ▲1000만 생활경제권 및 통합재정 40조 원 시대 ▲동북아 8대 광역경제권으로 성장 ▲ 시도민 삶의 만족도 향상 ▲ 청년들이 돌아오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또 하나의 수도권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행정통합 3대 기본원칙

경남·부산 행정통합은 경남도-부산시, 시도민, 중앙정부 간 역할을 명시한 기본원칙을 가지고 추진한다.

이를 위해 ▲양 시도의 행정통합 기본구상안 보완을 통해 통합지방정부의 미래상 제시 ▲공론화위원회를 주축으로 시도민의 의사가 반영된 상향식 행정통합 추진 ▲경남·부산 통합을 정부 국정과제로 격상해 중앙정부와 공동추진하고 통합의 실효성을 확보한다는 3가지 기본원칙을 가지고 나아간다.

기본구상안 초안은 통합지방정부 위상 정립에 필요한 최소한의 권한을 언급한 것이다.

이날 출범한 공론화위는 행정통합 기본구상 초안을 보완해 최종안을 마련하고, 권역별 토론회 등을 통해 시도민이 중심이 되는 논의의 장을 만들어 간다.

이후 여론조사를 통해 시도민의 의견을 수렴한 후 경남·부산 행정통합 권고안을 만들어 시도지사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경남은 수도권 집중, 인구 소멸 등 많은 어려움을 겪는 열악한 환경 속에 있다”며 “내년 경남의 12조 원 예산 중에 도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예산은 5%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수도권 집중을 해결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살아갈 수 있는 길은 완전한 자치권을 가진 ‘분권형 광역통합지방정부’라고 생각하고, 이에 오늘 행정통합 공론화위를 발족했다”고 말했다.

박 지사는 “단순한 통합은 의미가 없으며, 통합의 청사진과 내용을 정확하게 도민과 시민들에게 제시하고 시도민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경남과 부산의 책임”이라며 “경남과 부산을 완전한 자치권을 가진 ‘대한민국의 경제수도’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시도민들의 의사를 반영한 상향식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경남 행정통합은 우리 스스로 국가균형발전의 판을 바꾸겠다는 혁신의 몸부림으로 연방제에 준하는 권한과 재원을 중앙정부로부터 이양받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며 “국가균형발전의 목표가 잘 구현될 수 있도록 공론화위원회와 함께 기본구상안 초안을 잘 다듬어 시도민이 만족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최종안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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