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경상국립대 출판부, 최필숙 작가의 '끝나지 않은 석정의 노래' 발간
'끝나지 않은 그들의 노래'의 저자 역작
항일 무장투쟁의 주역 윤세주 기억 단 한 권의 대하소설
“그들이 펼친 작전은 소설 속 사건에서 튀어나와 역사가 된다”
정창현 기자
승인
2025.01.09 22:40 | 최종 수정 2025.01.09 22:41
의견
0
경상국립대(GNU) 출판부(부장 김경민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항일 무장투쟁의 주역인 윤세주의 치열한 독립투쟁기를 소설로 형상화한 최필숙 작가의 '끝나지 않은 석정의 노래'(496쪽, 1만 9000원)를 발간했다.
최 작가는 경남 밀양 출신 교사로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연구한 '끝나지 않은 그들의 노래', '일제강점기 미리벌의 분노와 희망'을 펴냈었다.
최 작가는 이 책에서 오롯이 윤세주만을 좇는다.
그가 밀양의 독립운동가 가운데 윤세주에 주목한 이유가 있다.
윤세주는 끝내 공산당에 가입하지 아니한, 가장 철저한 민족주의자였다. 웅변가이며 이론가였고, 예리한 판단으로 편집과 방송을 맡았으며, 적극적인 항일운동으로 후진 양성에 힘쓴 인물이다.
훗날 누구도 이견 없이 존경받는 인물이다. 윤세주는 3·13 만세운동을 주도하고 그해 11월 만주에서 의열단 창립에 가담한다. 1920년에는 밀양 폭탄 의거로 체포돼 감옥에 갇혔다가 항일 언론인으로 거듭난다. 문과 무를 동시에 겸비한 인재였다.
최 작가는 이 책에서 우리가 일제강점기 역사의 빈틈을 알지 못하는 윤세주의 행적을 통해 인물 간 대화를 복기했다.
윤세주와 의열단의 항일투쟁기는 그 어떤 소설적 장치보다 강력하게 우리를 역사 속으로 데려간다. 윤세주라는 실존 인물이 어떤 정치적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아무런 계산 없이 독립만을 위해 몸을 내던지는 선택들은 가공한 허구의 인물이라 할 만큼 어처구니없고 무모하다. 윤세주의 항일 투쟁 이야기는 그의 독립에 대한 열망처럼 끊어짐 없이 끝을 향해 내달린다. 책을 덮을 때까지 우리는 그가 이끄는 대로 그저 따라갈 뿐이다. 윤세주가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한 이동(移動)과 윤세주가 만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펼친 작전은 소설 속 사건에서 튀어나와 곧 역사가 된다.
윤세주의 인생 굽이마다 ‘밀양’이 있다. 윤세주의 업적은 대한민국 독립운동사(史)가 되었고 그 속에는 온통 밀양 사람들이다. 밀양을 빼고는 이 소설을 얘기할 수 없는 이유다.
최 저자의 전작 '끝나지 않은 그들의 노래'에서는 역대 조선 독립운동가 중 가장 높은 현상금의 주인공 김원봉과 밀양의 독립운동가에 주목했다.
밀양이 의열단의 성지가 된 데에는 백민 황상규라는 인물과 깨어있는 밀양 학생들이 있었던 덕분이다. 윤세주는 김원봉과 함께 경술국치 소식을 듣고 대성통곡했다. 초등학교 때는 일왕 출생 기념일에 받은 일장기를 화장실에 버리고 퇴학을 당할 정도로 의협심이 강했다. 밀양 사람 김원봉의 곁에는 언제나 군말 없이 그를 도운 윤세주가 있었다.
윤세주는 살아있는 동안 단 한 순간도 망설임이 없었다. 그는 김원봉과 함께 독립과 자유를 얻기 위해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민족혁명당을 결성했으며, 조선의용대를 조직했다. 소식지를 편집하고 방송을 전담하던 언론인 윤세주는 마침내 총을 들었다. 일본군이 중국 대륙을 깊숙이 쳐들어왔을 때 그는 김원봉과 헤어져 조선의용대 병력을 이끌고 화북 지대로 이동해 중국항전에 적극 참가한다. 그의 열정이 ‘총’을 들게 했고, 치열하게 싸우다 적탄에 맞아 타이항산에서 장렬히 전사했다. 현재 태항산에는 항일 전투에서 희생된 수많은 중국인 사이에 윤세주 열사의 묘소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석정은 윤세주의 아호이다. 그의 아호인 석정은 돌 석(石)에 솥 정(鼎)을 쓴다. 석정은 말했다. “나는 독립운동을 하는 모든 이들이 굶지 않도록 밥해 주는 돌솥이 될 것이야!”
'끝나지 않은 석정의 노래'는 경상국립대출판부가 기획한 ‘지앤유 로컬북스’의 열한 번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