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질환 '트리플 공습'...인플루엔자(독감)에 코로나, HMPV 동시 확산
영유아엔 RSV도 기승
설 연휴 앞두고 독감 등 백신 미리 접종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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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2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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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지난 2016년 이후 8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크게 유행하고 있다. 최근 기온이 뚝 떨어지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호흡기 질환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설(29일) 연휴를 앞두고 3개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 유행하는 ‘트리플 감염’ 우려가 커진다.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의료기관 300곳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 중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는 지난해 마지막 주(12월 22∼28일) 73.9명으로, 직전 주 31.3명보다 약 2.4배로 급증했다.
코로나 19도 증가세를 보여 같은 기간 표본감시 중인 코로나19 신규 입원환자는 111명으로, 직전 주 66명 대비 약 1.7배였다.
전국의 병의원엔 발열과 기침을 호소하는 환자들로 붐비고 있다. 특히 어린이 환자가 많다. 예약 환자가 밀려 진료가 일찌감치 마감되는 의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병원엔 대기 시간이 몇 시간 걸리는 곳도 있다.
초등학생 학보모는 “독감이 유행이라서 학원 보내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최근엔 중국에서 확산 중인 사람 메타뉴모 바이러스(HMPV)의 검출률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MPV는 4급 급성호흡기감염병으로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며 심한 경우 기관지염과 폐렴을 일으킨다.
국내 급성호흡기감염증 병원체 표본감시 결과 HMPV 검출률은 지난해 49주 차(12월 1~7일) 3.2%에서 52주 차(12월22~28일) 5.3%로 증가했다.
입원환자 489명 중 0~6세가 절반에 가까운 48.5%(237명)를 차지했으며 65세 이상 20.4%(100명), 7~12세 18.2%(89명), 50~64세 5.7%(28명) 순이었다.
여기에다 영유아를 중심으로 급성 호흡기 감염증인 ‘호흡기 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의 유행도 지난해부터 지속 중이다.
보건당국은 설 연휴 기간 많은 사람이 이동하고 집단활동이 활발해져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감염이 더욱 확산할 수 있어 사전에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최근 검출되는 독감 바이러스는 대부분 A형으로 2024~2025절기 백신 생산에 사용된 바이러스와 매우 유사해 예방접종을 통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예방접종 후 항체 형성까지 2주가량 걸리고, 면역은 6개월간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상 독감은 11월부터 이듬 해 4월까지 유행하므로 지금 예방접종을 받아도 늦지 않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상황에서 RSV· HMPV 감염증도 증가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외출 전후 손씻기, 기침예절 실천, 호흡기 증상 발생 시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예방 수칙을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