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을 비롯한 전국에 독감(인플레엔자)과 코로나19 증상 환자가 급증해 감염 주의보가 내려졌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3일 독김 의사환자가 급증, 지난달 22~28일(2024년 52주차) 병의원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환자는 73.9명으로 3주 전인 49주차(7.3명)보다 10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2016년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다.
독감으로 불리는 인플루엔자는 주로 기침, 재채기 등 사람의 호흡기 비말을 통해 전파된다. 감염되면 1~4일(평균 2일) 후에 38도 이상 고열, 기침, 인후통, 두통, 근육통, 피로감, 쇠약감, 식욕부진 등 전신 증상을 보인다. 최근 검출된 독감 바이러스는 대부분 A형으로 보통 기침과 인후통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상 및 사례
최근 경남 진주시의 한 가정에서 직장을 다니는 어머니가 독감에 걸린 뒤 온 가족이 돌림병처럼 독감에 걸려 큰 고생 중이다. 40대 아들 A 씨는 10여일을 고생했고 곧이어 아버지가 걸려 며칠 간 바깥 출입을 못하고 몸져누웠다.
40대 아들은 유독 증상이 심해 10일이 지난 지금도 목이 따가운 독감 증상이 가시지 않는다. 코로나19처럼 인후통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괴롭혔다.
가족 모두가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았지만 감도만 줄었지 증상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A 씨는 "열감은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기침, 가래를 동반한 목 감기가 엄청 심하고 오래 지속된다. 콧물은 많지 않아 몇 년 전에 걸려 고생했던 코로나19 증상과 비숫하다"고 했다. 찾은 내과 의원에선 "독감이 아닌 거 같은데 약 처방에 차도가 없으면 코로나 일 수 있다"며 재방문을 권유했다.
실제 코로나19 창궐 이후 겨울철과 환절기 때 유행하는 독감은 코로나 증상처럼 목 통증이 매우 심하다. 콧물도 많지 않고 인후통이 큰 것이 특징이다. 걸리면 독감보다 더 강도가 높고, 오래 지속되고 있다.
걸린 사람들이 느끼는 증상은 분명 다른 데도 질병관리청에서는 독감 범주로만 보지, 달리 독감과 구분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A 씨는 "증상이 다르면 처방도 달라져야 하는데, 방역 당국에선 지금까지 이런 말이 없어 답답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처방 병원(의원)에서조차 독감과 코로나 증상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경남을 비롯한 전국의 상당수 사람들이 코로나19 증상과 같은 강한 독감으로 오래 고생을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증상이 독감 증상과 코로나19 증상이 합쳐진 증상"으로 더 괴롭다고 말한다. 신종 독감인 셈이다.
#독감 감염 현황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2월 22~28일 전국의 인플루엔자(독감) 표본 감시 의료기관 300곳의 외래환자 1000명 중 독감 의심환자 수를 나타내는 독감 의사환자(ILI) 분율은 73.9명이었다. 2016년 86.2명 이후 최고 수준이다.
질병청은 올해 겨울 날씨가 예년과 달리 춥지가 않아 독감 예방 백신을 덜 맞은 영향이 컸다고 보고 있다. 또 신종 독감, 메르스, 코로나19 등 큰 호흡기 질병을 겪으면서 호흡기 전염성 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둔감해져 접종률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모든 연령층에서 환자 수가 증가했지만 52주차(12월 22~28일) 기준으로 13∼18세(151.3명) 환자가 가장 많았다. 이어 7∼12세(137.3명), 19∼49세(93.6명), 1∼6세(58.4명) 순이었다.
경남도의 경우 최근 한 달간 의사환자 분율을 보면 ▲11월 17~23일(47주차) 4.8명 ▲11월 24~30일 5.7명 ▲12월 1~7일 7.3명 ▲12월 8~14일 13.6명 ▲12월 15~21일(51주차) 31.3명으로 매주 증가했다.
경남도가 12월 22~28일 환자를 분석한 결과 ▲13~18세 151.3명 ▲7~12세 137.3명 ▲ 19~49세 93.6명 ▲1~6세 58.4명 ▲50~64세 45.7명 등으로 10대에서 많이 걸렸다.
이 기간 도내 17개 중대형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독감 환자는 12월 8~14일 32명, 15~21일 39명, 22~28일 29명에 달했다. 하지만 병의원을 찾지 않은 환자를 포함하면 최소한 두 배 이상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예방 수칙 및 접종
독감 예방 수칙을 경남 함양군이 7일 내놓은 예방 수칙을 통해 알아본다. 호흡기 감염 질병인 독감은 무조건 예방 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전파 경로는 감염 환자의 기침, 재채기, 악수 등 직접 접촉 또는 환자로부터 오염된 물품 등 간접 접촉으로 감염된다.
예방 수칙으로는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 마스크 착용하기 ▲기침할 때는 휴지와 옷소매로 입과 코 가리기 ▲기침 후에는 비누로 손 씻기 등 기침 예절 실천이 있다.
또 ▲외출 전후, 식사 전후, 코 풀거나 기침 재채기 후, 용변 후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올바른 손 씻기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 만지지 않기 ▲실내에서는 하루에 최소 3회, 매회 10분 이상 창문 열어 자주 환기하기 ▲발열 및 호흡기 증상 시 의료기관 방문해 적절한 진료 받기 등을 잘 지켜야 한다.
함양군보건소 관계자는 “아직까지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주민은 접종을 받고, 독감뿐 아니라 백일해 등 호흡기 감염병 예방을 위해 실내에서 자주 환기하기 등 예방수칙을 제대로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도는 65세 이상 어르신 등 고위험군에 독감 백신 접종을 서두를 것을 당부했다. 이번 겨울 절기 접종은 오는 4월까지 가능하다.
무료 예방접종 대상은 생후 6개월~13세 이하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이다.
현재 경남도 대상 중 65세 이상 어르신 70만 8000명 중 56만 6000명 정도 접종해 80%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 다만 임신부와 어린이의 접종률은 60%대로 상대적으로 낮다.
경남도 관계자는 "최근 유행하는 독감은 이번 절기의 백신주와 매우 유사해 백신 접종으로 충분한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니 예방 접종을 서둘러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