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역에 사람 이래 사람 마이 모인 거 처음 봤어예"

8일 오후 대구의 관문인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강추위 속에서도 역대급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집회는 기독교 단체인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국가비상기도회로, 이른바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다. 한국사 ‘일타강사’ 전한길 씨도 참석했다. 전 싸는 겨울비가 내리던 지난 1일 부산역 광장 집회에도 참석해 마이크를 들었다.

대구경찰청 등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적을 땐 2만 5000여 명, 많을 땐 5만 20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동대구역 광장(약 2만 5000㎡)은 축구장 3개 반 크기인데 꽉 채우고 동대구역 역사와 광장 건너편 도로까지 인파가 넘쳤다.

국민의힘 TK 지역 의원들도 참석했고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무대에서 애국가를 제창했다.

이들은 헌법재판소와 정치권, 언론의 보도 행태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동대구역 광장 곳곳에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자', '윤석열 복권, 탄핵 반대', '탄핵 세력은 이재명'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깃발들이 걸려 있었다.

8일 오후 대구시 동대구역 광장에 운집한 인파 모습. 이날 언론들은 역대급 인파가 몰린 것으로 분석했다. 대구 매일신문 유튜브 캡처

집회 인파는 동대구역 광장, 코레일 철도역인 동대구역사, 광장으로 이어지는 대구도시철도 1호선 동대구역 안까지 빼곡하게 이어졌다.

바깥 광장에 인파가 너무 몰리면서 동대구역 역사 내부도 꽉 들어찼다. 역사 안 인파는 한때 3000여 명에 이르러 역사 1~6번 출입구 중 6번만 통행이 가능했다.

또 역사 1층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시민들이 가득했고, 2층에서도 ‘탄핵 반대’ ‘부정선거 수사하라’ 등 손팻말(플래카드)을 든 시민들이 많았다.

동대구역의 한 편의점 점원은 한 언론 매체에 “동대구역에 사람 이렇게 몰린 걸 처음 본다”고 놀라워했다.

인파가 예상 외로 몰리자 1호선 동대구역과 동대구역은 상행 에스컬레이터 작동을 모두 중단하기도 했다.

동대구역 관계자는 “시민들이 에스컬레이터에 몰려들어 발생할 수 있는 안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운행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현지 취재에 나선 일부 매체 기자는 "지하철역 동대구역~철도역 간은 평소 걸어 5분 정도 걸리는데 몰려든 인파로 30분이 걸려 광장을 지나 역사로 들어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광장이 인파로 가득차자 시위대 1000여 명은 광장 너머 택시승강장과 버스정류장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탄핵 반대” 등늘 외쳤다.

경북 칠곡에서 왔다는 30대 정 모씨는 “2002년 월드컵 때 부모님과 함께 거리 응원을 왔었는데 그때의 두 배는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왔다는 40대 유 모 씨는 "부산 집회 때보다 인파가 더 많이 온 것 같다"고 했다.

지난 2월 1일 부산 집회 때는 비가 오는 가운데 경찰 추산 1만 3000여 명이 비옷을 입거나 우산을 든 채 참석했다. 부산보다 4배 더 많은 수치다.

서울에서 온 20세 이 모 씨는 한 언론 매체에 “젊은 층에서도 탄핵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걸 직접 보여주기 위해서 친구들과 참석했다”고 말했다.

대구경찰청은 집회 현장에 경찰 5개 중대 500여 명을 배치해 집회를 관리했다.

집회 시작 전 오전 11시부터 동대구역과 인근 교차로에 교통경찰, 순찰차, 사이드카릉 배치해 안전 사고 방지에 나섰다.

한국사 '일타강사'로 유명한 전 씨는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를 ‘계몽령’에 빗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탄핵하고 행정부와 국가 시스템을 마비시키려는 민주당이 바로 내란의 주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감추어졌던 언론의 행보, 상식을 무너뜨린 공수처와 서울서부지법, 편파 재판부로 구성된 헌법재판소의 실체를 알려준 계몽령”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전 씨는 “동대구역 광장과 주변 도로까지 가득 채워주신 100만 애국시민 여러분 감사하다.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