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에 봄 기운이 내려앉는가 싶더니 또 쌀쌀해졌습니다. 오늘(18일)은 우수(雨水)입니다. 진주 등 경남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찬바람이 불어 바깥이 찹습니다. 설 전후 혹한이 지속된 날씨가 풀리더니 이틀 새 기온이 5도 정도 내려갔다고 합니다.
두 명의 더경남뉴스 기자가 따로 얼음이 '꽁꽁 언' 작은 연못과 얼음이 '녹아 가는' 농업용 저수지를 찾았습니다. "아직은 내 자리라며 못 가겠다"는 연못과 "계절의 순리를 인정하고 물러나라"는 저수지의 모습입니다. 두 번을 나눠 소개합니다.
참고로 연못은 정원용으로 작고, 저수지는 농업용으로 상대적으로 큽니다.
두 번째로 경남 진성면 구천마을 월령저수지를 찾았습니다. 앞서 소개한 작은 연못과 달리 저수지 규모가 커 진주의 겨울 날씨론 꽁꽁 얼리지 못합니다. 이곳도 설 전후와 정월대보름 직전 한파로 얼음이 더 두껍게 얼었다가 녹아가고 있었습니다.
절기 우수인 18일 월령저수지 모습. 얼음이 얼었거나 살얼음이 언 곳과 얼음이 녹았거나 얼지 않은 곳의 경계점이 확연이 드러나 있다. 산그림자가 선명한 곳이 얼음이 녹은 곳이다.
우수인 이날 하늘이 맑아 저수지 색깔이 모두 연하늘색으로 물들어졌다. 가운데 선을 경졔로 언 곳과 얼자 않은 곳이다. 이 모습은 봄기운이 완연해질 1주일 안에 볼 수 없게 될 것이다.
하늘은 맑고 물은 푸르다. 우수인 18일의 저수지 풍광은 곧 봄을 맞으려는 듯 상큼할 정도로 맑다. 왼쪽 응달 아랜 아직 얼음이 자리를 지키고, 오른쪽 양지엔 봄기운을 머금은 햇살이 내려앉았다. 머지 않은 언젠간 저 멀리 보이는 산 능선엔 아지랑이가 피어오를 것이다.
중천에 뜬 해가 저수지를 내리쬐고 있다. 해가 겨울보다 더 가까워져 저수지에 봄기운을 더하고 있다. 작은 윤설(반짝이는 물결)이 봄이 옴을 직감케 한다.
호젓한 저수지에 고즈넉한 분위기가 찾았다. 저수지 물에 비친 햇갈과 산그림자가 봄맞이 분위기를 만들었다. 겨울은 이제 더 이상 봄기운을 거부하긴 힘들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저수지로 물을 내리는 작은 깨골토랑, 즉 도랑의 으슥한 곳엔 얼음이 남아 있다. 정월대보름(12일) 새벽에 내린 눈의 잔설도 그대로다. 산골 골짜기엔 아직 춘래불사춘이다. 이상 정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