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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5일)은 '스승의 날'입니다.

이날은 언제부터 어떻게 유래됐을까요?

'스승의 날' 지정은 관 주도가 아닌 대한적십자사 산하 학생 조직에서 봉사 활동에 나선 데서 먼저 시작됐습니다.

'스승의 날' 감사 이벤트. 경남도교육청 페이스북

국가기록원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 1958년 충남 논산시에 있는 강경여고 RCY(Red Cross Youth·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이 전현직 선생님과 병중인 선생님을 찾아 위문하고 보살피는 봉사 활동을 했습니다.

이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1963년 청소년적십자 충남협의회가 이 활동을 기념하자고 제안해 청소년적십자의 제12차 중앙학생협의회에서 9월 21일을 '은사의 날' 로 정하고 사은 행사를 가졌습니다. 곧이어 5월 24일을 '은사의 날'로 정해 기념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합니다.

다음 해인 1964년 5월 '은사의 날'을 '스승의 날'로 고치고, 기념일도 5월 26일로 못박았습니다.

다음 해인 1965년 교원 단체를 중심으로 '겨레의 참 스승을 본받자'는 뜻에서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했습니다. 한글을 창제하고 백성을 살핀 세종대왕의 탄생 의미를 담았던 것이지요.

1966년 제2회 '스승의 날'에는 대한적십자사에서 스승의 날 노래(윤석중 작사, 김대현 작곡)를 만들어 보급하면서 이 행사는 전국으로 확산됐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1973년 3월 산재한 교육 관련 기념행사를 국민교육헌장선포일(12월 5일)로 통합해 하기로 했습니다. 같은 해 10월 박정희 대통령은 '스승의 날'을 금지시켰습니다. 예산 절감과 함께 '촌지 부조리'를 개혁한 '서정쇄신 운동'의 일환이었지요.

박 전 대통령은 다음 해인 1974년 연두 기자회견에서 "금년에는 ‘행정 유신(維新·낡은 제도 고쳐 새롭게 함)’을 기해 나가자, 과거에 우리가 늘 얘기해오던 ‘서정(庶政·여러 방면 정사(政事)) 쇄신’을 철저히 해 나가자"라며 당시 교사들이 '스승의 날'마다 받는 촌지 관행을 타파하려 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청년 시절 보통학교 선생으로 근무해 이런 관행에 관해 잘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보통학교 교사 때 찍은 사진. 박 전 대통령은 1937년 4월~1940년 3월 경북 문경의 보통학교에서 교직생활을 했다. 문경시는 당시 하숙집이던 청운각(靑雲閣)을 관리하고 있고, 당시 사진들을 진열해 놓았다.

그러다 1982년 9년 만에 5월 15일 '스승의 날'이 부활됐습니다. 이 해를 '스승의 날' 기준연도(1회)로 삼았고, 2025년 올해 44회째가 됩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민간 단체에서 사용한 '스승의 날' 명칭은 1965년이고, 정부에서 공식으로 '스승의 날' 명칭을 부활시켜 인정한 것은 1982년인 셈이지요.

​이 날은 스승에 대한 존경하는 마음을 널리 선양(宣揚·널리 떨치게 함)하기 위해 여러 교육적인 행사를 각급 기관과 단체, 기업에서 합니다. 교육 유공자 포상은 물론 음악회, 체육대회 등도 열리지요.

스승 찾아뵙기, 스승에 안부편지 보내기, 모교 및 자녀 학교 방문하기 등 다양합니다.

교육에 헌신 전념하는 우수 교원을 발굴하고, 교원의 사기 진작과 스승에 대한 존경 풍토를 조성하기 위한 행사들입니다.

다만 저출산으로 학령 학생들이 지속 줄고, 인터넷 영향 등으로 혼자만의 개인주의에 함몰되고 있는 시대가 되면서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무뎌져 있는 것 또한 부인하지 못합니다.

'스승의 날'은 매년 5월 15일에 시행되는 대한민국 기념일입니다.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날입니다.

지난해엔 정부가 '스승의 날'로만 삼던 이날을 '세종대왕의 업적을 기리는 날'로 의미를 더해 국가기념일로 지정했습니다. 세종대왕이 어려운 한자를 배우지 못한 백성들에게 보다 쉬운 한글을 가르쳐 준 큰 스승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사회적 동물'이 인간은 많은 학습을 통해 사회에 적응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올바르게 설정하고 생활을 합니다. 학습은 각자가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고, 서로 도우며 사는 방편이지요.

지금 우리 사회에는 어른이 없고, 교단에는 가르침의 사도(使徒·좋은 일에 헌신하는 사람)가 자리를 잃은 시대라고 합니다.

집안에 어른이 없으면 집안에 예기치 않은 큰일이 났을 때 정신없이 우왕좌왕 하듯이, 사회에도 어른이 없으면 위기 때 제대로 대처를 못합니다. 인간 사회에서의 어른은 한평생을 살면서 보고 경험해 몸에 밴 삶의 켜가 많기에 젊은이에겐 생의 좌표 역할을 합니다.

요즘 일각에서 어른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고 하지만, 한평생의 경험은 어느 배움보다 절대적이지요. 젊은이의 삶도 한정된 삶이고, 사람 자체도 시대를 막론하고 비슷하게 살아가기에 앞서 살아가는 사람의 경험을 차용하는 것은 매우 현명한 행위입니다.

■ '스승의 날' 연역 요약

- 스승의 날 시초/ 1958년 충남 논산시 강경여중고 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이 세계 적십자의 날을 맞아 은사들을 위문

- '은사의 날' 제정/ 1963년 제12차 청소년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에서 5월 24일을 '은사의 날'로 정하고 사은행사 개최

- '스승의 날'로 명칭 변경/ 1964년 '은사의 날'을 '스승의 날'로 바꾸고 기념일도 5월 26일로 변경함

- '스승의 날' 세종대왕 탄신일로 변경/ 1965년 각급 학교와 교직단체가 주관해 '스승의 날'을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로 변경

- 정부 '스승의 날' 공식 기념일 지정/ 정부는 스승의 노고에 대한 존경과 교권 확립을 위해 1982년 '스승의 날'을 공식 기념일로 제정

- '스승의 날' 세종대왕과의 연관성/ 한글을 창제하고 백성을 보살핀 세종대왕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종의 탄신일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함께 지정

스승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