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자택에서 거액의 돈다발이 발견됐다는 의혹에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 전 장관의 자택 루이뷔통 가방에서 수십억 원의 돈다발이 발견됐다는 말이 나돌고 일부 언론매체에서도 보도됐다.

이 전 장관은 최근 "(계엄과 관련한 압수 수색 당시) 아내와 지방 체류 중이라 집에 없었다"며 "당시 변호사 2명이 입회했는데 그들로부터 '경찰이 현금 다발 발견한 일 자체가 없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국회방송

이어 "현금다발이 발견됐다면 지난 2월 압수수색 이후 진행된 두 번의 경찰 수사에서 관련 질문을 했을 텐데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당시 집안 작은 금고에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경조사 등 품위 유지 비상금 수백만 원 수준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이 전 장관의 '현금다발 의혹'과 관련해 최근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경찰 특수단) 소속 수사관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지난 2월 이 전 장관이 소방청에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 전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했었다.

이들 수사관은 "현금다발을 발견했지만 당시 단전·단수 의혹과 관련해 발부받은 영장 범위에는 포함되지 않아 압수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장관의 말이 맞다면 '현금다발' 말이 누군가에 의해 '35억 원 돈다발'로 액수까지 정해 소문을 낸 것이다.

한편 이 전 장관은 계엄 발표 직후 '삼청동 안가 회동'을 열어 비상계엄의 법적·절차적 정당성을 사후에 끼워 맞췄다는 의혹에도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안가 회동에서) 사후 포고문 얘기는 나오지도 않았다. 모여서 도시락 먹고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 한 시간 남짓 있다가 헤어졌다"고 주장했다.

삼청동 안가에서 모임을 한 이유로 "일반 음식점에 가면 눈에 띄니까 김주현 전 민정수석 수석이 장소를 고민하다가 안가로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계엄이 해제된 당일 삼청동 안가에서 이 전 장관,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법제처장, 한정화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 등이 만나 계엄 이후 상황을 논의했다.

안가 회동 다음 날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계엄 선포문을 새로 만들어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에게 서명을 받았다.

김 전 수석이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 해야 하는데 비상계엄 관련 문서가 있느냐"고 물은 직후 게엄 선포문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