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대형 산불로 인한 고통이 채 가시기도 전에 산청군에 극한호우가 찾아왔다.

경남 산청군은 이번 집중호우로 일상을 잃은 군민들의 삶의 터전을 보다 빨리 되찾아 주기 위해 행정력을 총동원해 연일 복구에 모든 힘쏟고 있다.

산청에는 지난 16~20일 평균 632㎜의 극한호우가 쏟아졌다. 13명(8월 1일 9시 기준)의 주민이 사망하는 등 19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또 농작물 559㏊, 농경지 418㏊, 원예시설 208㏊가 물에 잠기는 등 총 2009건에 4456억 원의 재산피해를 넀다.

산청군 신안면 청현마을 비설하우스 단지가 집중호우로 침수됐다.

이승화 산청군수가 재난상황본부에서 군 당국과 함께 상황판단 회의를 하고 있다.

산청군은 이 같은 엄청난 피해에 망연자실한 군민들의 빠른 일상 회복을 위해 복구에 돌입, 삼복더위 속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1일 현재 피해 응급 복구 작업에 군, 경찰, 소방, 인근 지자체 등 인력 3만 9472명, 장비 6933대가 현장에 투입돼 있다. 이 가운데 산청군 공무원 600명이 총동원 됐다.

장비는 미니, 02, 06, 08, 10 등 4785대의 굴삭기를 긴급 투입하고 덤프 1944대, 살수차 142대 등 총 6933대의 장비를 투입해 복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사태와 침수 등으로 인한 일시 대피자를 지원하기 위해 18개 대피소를 운영 중이며 구호키트와 안전꾸러미 등 생필품과 급식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산청군 정신건강복지센터, 경남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경남 심리회복지원센터(대한적십자사) 등과 함께 재난심리상담소도 운영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파손된 도로와 교량 응급 복구 △상수도와 배수시설 정비 △대피소 운영 △농축산 피해 대응에 군 예비비 115억 원, 특별조정교부금 10억 원, 특별교부세 10억 원을 긴급 투입했다.

▶ 이승화 군수 현장서 연일 복구 작업

이승화 산청군수는 집중 호우 직후 공무원 총동원령을 내렸다.

특히 이 군수는 공무원들과 함께 직접 복구 작업에 나서 실의에 빠진 군민에게 다시 일어ㅓ자는 의지를 전하고 있다.

이승화 산청군수가 밀집모자에 수건을 목에 두르고 집중호우 피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이승화 산청군수가 집중호우 피해 주민을 만나 위로를 건네고 있다. 피해 복구 작업 중에 찾아 그의 목에 땀을 닦는 수건이 둘러져 있다.

이 군수는 또 군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원을 위해 밤낮없이 현장 상황을 살피고 있다.

그는 전 읍면을 순차적으로 찾아 농가와 마을, 공공시설을 점검하고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해 신속한 지원을 주문하고 있다.

이어 군 공무원들도 피해 마을에 배치돼 복구 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현장 통합지원본부 가동, 복구율 58%

군은 지난 19일 극한호우 피해 직후 20일 피해 대응단계에서 수습복구 단계로 전환했다.

19일에는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를 설치하고 운영에 돌입했다.

현재 군의 응급복구 현황은 공공시설 피해 1026건 중 595건 완료해 57.9%의 복구율을 보이고 있다.

대피자는 현재 156세대 253명으로 산청읍, 시천면, 신안면, 생비량명, 신등면 주민들이다.

호우 직후 정전과 단수로 어려움을 겪던 5929가구와 4063가구는 모두 정상화 됐다.

중단됐던 통신은 무선 이동통신중계기 466대 중 462대가 정비돼 복구율 99.1%를 나타내고 있다. 유선 전화와 인터넷은 모두 정비됐다.

마을 전체 지반이 무너진 산청군 생비량면 상능마을 모습. 군은 주민이 살기 힘들다 보고 20여 가구의 마을 전체를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군민 위한 각계각층 손길 이어져

극한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산청군에 도움의 발길이 지속 이어지고 있다.

극한호우 피해 이후 이날(9시 기준)까지 4만 3260명이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서도 실의에 빠진 군민들에게 희망을 전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주민들이 집중호우로 떠내려가던 소를 구출하고 있다.

군은 복구 인력 지원이 늘어남에 따라 무더위쉼터를 확대해 온열질환 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무더위쉼터는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는 천막에 냉수와 이온음료 등이 비치돼 있어 체온조절과 탈수 방지로 온열질환 예방 등 무더위 속 실질적인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소방 인력들이 집중호우로 인한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군 및 소방 인력들이 중장비를 이용해 피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복구와 함께 트라우마 극복 심리지원도

군은 극한호우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현장 재난심리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재난심리상담소에는 산청군 정신건강복지센터, 경남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경남 심리회복지원센터(대한적십자사), 영남권 트라우마센터 직원들이 지원하고 있다.

먼저 산청중, 산엔청복지관, 생비량초, 한국선비문화연구원 등 일시 대피소에서 1차 심리상담을 하고 피해 지역 경로당 등을 순차적으로 방문해 심리 지원에 나선다.

특히 심리적 응급처치(PFA)와 정보 제공으로 심리적 안정 등 일상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와 함께 극한호우 피해 군민의 지방세를 감면한다.

특별재난지역 지정에 따른 이번 조치에서는 부동산·차량·상속 취득세를 면제하고 재산 피해자는 올해 재산세와 자동차세를 감면한다.

감면은 조사 결과와 국가재난관리시스템(NDMS)을 토대로 정기분 자동차세와 재산세는 직권으로 이뤄지며 이미 납부한 세금은 환급한다.

이승화 산청군수는 “지난 3월에 산불로 많은 군민들이 어려워했는데 다시 아픔이 찾아와 가슴이 미어진다”며 “우선 극한호우 피해 주민들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공무원을 피해 복구에 투입시켰고 많은 곳에서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며 “행정력을 플러스알파로 집중해 군민들이 하루빨리 일어설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