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군 생비량면 제보리 상능마을이 통째로 옮겨진다.

경남도·산청군은 지난 19일 극한 호우로 산기슭에 위치한 이 마을에 산사태가 발생, 마을 상당수의 지반이 내려앉아 마을을 집단 이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복구가 힘든 상태로 판단했다. 해발고도 300m에 위치한 이 마을엔 13가구 16명이 산다. 대부분 70·80대 고령이다.

이 마을은 폭우로 산 경사를 따라 난 길(상능로)이 뚝 끊겼고 사태로 푹 꺼진 땅 속에 주택이 파묻혔다. 아예 도로가 무너져 마을 접근이 쉽지 않고, 추가 지반 붕괴할 위험도 크다고 판단했다.

마을의 아래 지반이 사태로 내려앉고 주택이 밀려내려와 흙속에 묻힌 산청군 생비량면 상능마을 모습. 산청군

산청군 생비량면 상능마을로 오르는 도로가 산사태로 쏟아진 토사 등에 묻혀 있다. 산청군

산청군 생비량면 상능마을에서 시작된 산사태가 몸집을 엄청나게 키워 마을에서 한참 아래로 쏟아져 내린 모습. 산청군

군은 생비량면 상능마을 대체 부지를 마련, 이주 단지를 만들 계획이다.

마을 아래 쪽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위쪽 마을 곳곳의 지반이 꺼지면서 사실상 마을 복구는 불가능한 상태다.

이번 산사태로 주택 24동과 재실(齋室) 2동 등 건물 26동은 대부분 파손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지금도 지반이 침하 중이어서 마을 기능을 상실해 진입 금지 조처를 내려졌다.

주민들은 모텔 등 숙박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주민들은 마을을 떠나야 한다는 안타까움에 "마을이 보이는 곳에서 바라보고 살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남에서 자연재해로 마을 전체가 집단 이주한 것은 22년 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3년 태풍 '매미'로 큰 피해를 입은 거제시 일운면 와현마을 30여 명(73가구)이 집단으로 거처를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