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하동에 걸쳐진 적조 현상이 잦아들지 않으면서 양식 어류 폐사 규모가 100만 마리를 넘어섰다. 지난달 말 적조주의보 발령 후 진해만을 제외한 경남 전 연안에 적조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경남에는 9월 들어서도 여전히 30도가 넘는 폭염이 지속, 수온이 적조생물 성장에 적합한 24~27도를 보이면서 적조가 확산되고 있다. 어업인들은 매년 겪는 고수온에다 올해는 적조까지 덮쳐 시름이 커졌다.
경남도는 지난 7일 기준으로 양식 어류(6종) 103만 8504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적조 특보(주의보와 경보) 발령 후 이날까지 남해 양식장 35곳에서 89만 1815마리, 하동 양식장 21곳에서 14만 6689마리가 폐사했다. 피해액은 남해 23억 9350만 원, 하동 1억 8590만 원 등 25억 7940만 원에 이른다. 7일 하루에도 5만 3000여 마리가 폐사했다.
남해군 연안에서 선박들이 적조에 대응에 황토를 살포하고 있다. 남해군
경남도는 지금까지 인력 7725명, 선박 3377척, 중장비 425대를 동원해 황토 1만 2774t을 바다에 투입했다. 8일에도 황토 405t을 추가 투입했다.
사천시 관계자들이 적조가 발생한 서포면 연안에서 양식 어민과 적조 예방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사천시
남해·하동 해역에 발생했던 적조는 인근 사천시 서포면 사천만에도 발생했다.
사천만은 지리적으로 바다가 내부에 깊숙이 들어와 있고 물의 흐름이 느려 적조에 취약하다. 올해는 평년보다 고수온이 장기간 이어져 적조 발생의 최적 조건이 형성됐다.
7일 서포면 가두리 양식장 밀집 해역에서 감성돔 1만 2000마리와 참숭어 500마리가 폐사했다. 하지만 양식 어민들은 방제 선박으로 황토를 뿌리는 것 외엔 뾰족한 대응책이 없어 걱정이 태산같다.
사천시는 5~6일 이틀간 적조 일제 방제의 날로 정하고 자율방제단을 구성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30여 척의 민간 선박이 적조 발생 해역에 투입돼 황토 살포와 휘저음 작업 등을 했다.
도내 해역의 수온이 적조생물 성장에 적합한 24~27도를 지속 유지돼 적조 확산 우려가 커짐에 따라 사전 대응을 위해 추진됐다. 사천만 수온은 적조생물이 번식하기 적당한 25도 이상을 며칠째 보이고 있다.
남해군도 8월 말부터 10일 넘게 적조 현상이 나타나면서 물고기 폐사가 이어지고 있다.
남해군 연해에서는 하루 수만 마리의 양식 어류가 폐사하고 있다. 군은 피해액을 약 20억 원으로 추산했다.
군은 미조면과 설천면 해역에 5000t의 황토를 뿌렸지만 수온이 내려가지 않아 육지와 가까운 해역에서 적조가 발생하고 있다.
어업인들은 폐사한 물고기를 건져올리는 것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다 밑에서 폐사 후 물 위로 떠오르는데 3일 정도 걸리는데 모두 수거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남해군의 한 양식장에서 적조로 폐사한 양식 어류를 걷어올린 모습. 남해군
먼저 적조 피해를 입은 하동군 금남면 대치·중평 해역 가두리 양식장도 피해는 비슷하다.
하동군은 어장관리지도반을 편성해 지원에 나섰다. 수심 조절과 액화산소 공급 등 방제 활동을 당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황토 4700t과 예산 2억 7000만 원을 투입해 방제선단 45척을 확보, 적조 방제에 나서고 있다.
사천해양경찰서도 8월 말부터 관할 지자체 지원 요청을 받아 경비함정과 파출소 연안구조정을 투입하고 있다. 인근 여수해양경찰서 방제정 한 척을 긴급 지원 받았다.
다만 주말을 지나면서 적조가 소강상태를 보이며 적조생물 밀도가 다소 낮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