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양문화원은 지난 20일 함양군 안의면 허삼둘 고택에서 ‘꼬신내 풍기는 잔칫날’ 전통혼례 행사를 열었다. 신랑과 신부는 이날 가족과 이웃의 따뜻한 축복 속에서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알렸다.
이날 전통혼례의 주인공은 50대 늦깎이 부부다.
나이 50대에 늦깎이 전통 혼례를 치르는 신랑과 신부 모습. 옆에는 양복과 웨딩 드레스를 입고 찍은 사진도 함께하고 있다. 함양군
두 사람은 경기도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신랑의 고향인 함양에서 의미 있는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는 바람으로 이번 행사를 신청했다. 특히 함양에 거주하는 90세 노모의 간절한 소원을 이루기 위한 가족의 마음이 큰 힘이 됐다.
신랑과 신부는 “막내아들의 혼례를 고향에서 치르고 싶다는 어머니의 바람을 이룰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라며 “앞으로 서로를 존중하고 아끼며 행복하게 살아가겠다”고 전했다.
신랑의 누나도 “어머니께서 살아생전 아들 결혼식을 보는 것이 평생소원이셨다”라며 “고향 함양에서 전통혼례를 올릴 기회를 마련해 주신 문화원에 깊이 감사드린다”라 말했다.
결혼식은 고택 마당에서 전통 예법에 따라 진행됐다.
신랑과 신부는 맞절하고 백년가약을 맺었으며, 하객들은 밝은 웃음과 따뜻한 박수로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했다. 행사장 곳곳에는 고택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전통혼례의 멋을 즐기려는 방문객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정상기 함양문화원장은 “이번 전통혼례는 단순한 결혼식을 넘어 가족애와 삶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함양의 정서를 담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함양문화원은 국가유산청이 추진하는 고택·종갓집 활용사업의 일환으로, 전통혼례 문화를 알리고 고택의 문화적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꼬신내 풍기는 잔칫날’ 전통혼례 행사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행사 관련 문의는 함양문화원(055-963-2646)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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