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가 계절별 꽃 순례를 합니다. 전체 꽃 정취보다 꽃 자체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꽃, 야생화로 불리는 들꽃 등을 두루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가을꽃 두 번째는 뚱딴지꽃으로 불리는 '돼지감자꽃'이입니다.
요즘 같은 가을이면 농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꽃인데 멀대처럼 큰 키의 줄기와 커다란 잎이 무성해 베내야 할 잡풀로 여깁니다. 비포장도로 옆에선 먼지를 둘러 써 꽃이 하찮게 보이지요.
돼지감자란 이름은 땅 속에 있는 덩이줄기(뿌리)가 돼지감자와 비슷해 붙여졌습니다.
돼지감자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원산지는 북아메리카입니다. 외래종이지요. 주로 9~10월 멀대같이 멀쑥하게 자란 줄기에 해바라 또는 들국화와 닮은 노란색 꽃이 핍니다.
황금색 들판 깊섶에 가을 뭉개구름을 배경으로 핀 돼지감자꽃. 꽃은 군집을 이루지 않고 드문드문 피어 있어 눈길을 잡지는 않는다.
하필 못 생긴 돼지이름을 붙였을까요?
줄기를 뽑으면 감자 모양의 울퉁불퉁한 뿌리가 당기당기 붙어 나옵니다. 생강같이 생겨 뚱딴지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돼지감자의 잎은 큽니다. 큰 키와 넓은 잎에 비해 꽃은 크지 않아 눈에 띄지 않는 꽃이지요. 이릂테면 감탄을 하는 꽃은 아닙니다. 시골길 가을 정취를 주는 꽃이지요.
돼지감자는 한번 뿌리를 내리면 뽑아내도 다시 자랍니다. 꽃이 지고 온도가 17도 이하로 내려가면 땅 속에서는 줄기뿌리(뿌리열매)가 발달합니다.
돼지감자 수확은 겨울인 12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 합니다.
덩이줄기는 식용을 하며 천연 인슐린이라고 불립니다. 민간에서는 당뇨병을 다스리는 것으로 썼고, 당뇨병에 좋다는 연구도 있어 정원에 심는 사람이 있습니다.
천연 인슐린이란 이눌린을 말하는데 민들레, 엉겅퀴, 우엉과 같은 국화과 식물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날것의 돼지감자엔 13~20%의 이눌린이 들어 있어 일부 연구에선 천연 인슐린의 보고라고 극찬을 합니다.
돼지감자에 함유된 필수아미노산은 오렌지 주스보다 월등히 많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음료 형태의 제품도 출시됐는데 날 것으로 먹는 것이 더 좋다고 합니다.
잎과 줄기도 차로 달여 마시고, 꽃은 튀김을 해서 먹기도 합니다.
서양사에는 돼지감자가 전쟁, 흉년에 식량 대체식물로 역할을 했다고 적고 있습니다. 구황식물이지요.
독성은 없고 남미 인디언들이 먹어왔다고 합니다.
돼지감자꽃이 해바라기처럼 크거나 국화처럼 꽃이 모여 피지 않아 화려하지 않아 많은 이들이 눈여겨 보지 않습니다.
독자분들도 깊어 가는 이 가을에, 농촌 도로를 운전하거나 신작로를 걷다가 큰 키에 투박해 보이는 잎에 하늘을 향해 노랗게 핀 꽃이 있으면 멈춰서 보기를 권합니다. 가을 정취가 물씬 느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