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가 계절별 꽃 순례를 합니다. 전체 꽃 정취보다 꽃 자체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꽃, 야생화로 불리는 들꽃 등을 두루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목화입니다. 경상도 농가에선 '미영'이라고 합니다.

목화는 8~9월 피지만 가을에 꽃처럼 보이는 하얀 솜을 잉태하고, 간혹 꽃도 피어 있어 가을꽃으로 분류해 소개합니다.

경남 진주시 진성면 구천마을 진양 정씨 집안 재각 뜰에 핀 목화입니다.

목화밭이 지천이던 예전과 달리 요즘엔 보기 힘듭니다. 평소에 잘 볼 수 없었던 목화의 꽃과 열매, 씨앗을 알아보고, 목화에 얽힌 이야기도 소개합니다.

가을비에 젖은 목화 자태. 껍데기 열어젖히고 속에 품었던 하얀 솜을 풍성하게 드러냈다.

꽃잎에 빗방울을 머금은 분홍색 목화 자태

길다랗게 심어진 목화

화단에 심어진 목화 줄기와 꽃 모습

목화는 아욱과로 남부와 중부 지방에서 자랍니다. 한해살이풀로 꽃은 주로 8~9월에 핍니다.

처음엔 흰색으로 피며, 점차 분홍색으로 변합니다.

지금쯤 목화밭을 보면 흰색 꽃과 붉은색 꽃이 함께 피어 있어 색깔이 다양하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자세히 보면 한 줄기에서도 흰꽃과 붉은 꽃이 함께 피어 있습니다.

특히 흰꽃을 자세히 보면 바깥 가장자리부터 붉은빛이 도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활짝 핀 꽃은 주로 흰색이고 꽃이 힘을 잃고 저물어 가는 것은 붉은빛을 띠는 차이가 납니다.

아래 사진으로 비교해 보세요.

연녹색 목화

꽃잎 속 암술 모습

분홍색 목화

꽃이 질 때쯤 열매가 맺힙니다. 모양은 난상 원형이고 익으면 3개로 갈라집니다.

열매가 익으면 그 속에 고운 솜들을 품고 있지요. 솜 안에 목화씨가 숨어 있는데 꽁꽁 싸여있어 씨만 씨만 골라내기 쉽지 않습니다.

목화를 재배할 때는 목화씨에 기름이 많아 발아가 잘 안 된다고 합니다. 비눗물에 목화씨를 넣어 기름기를 제거한 다음 물에 불려 씨껍질이 터진 후 파종해야 발아 성공률이 좋습니다.

고려 공민왕 때 사신 문익점 선생이 원나라에서 목화씨를 붓두껑에 숨겨와 장인인 정천익 선생과 나눠 심었는데 장인이 심은 한 개의 씨앗에서 싹이 텄다고 하지요.

솜의 생산은 우리의 의복 문화에 일대 혁신을 불러옵니다. 고려말 공민왕 때 문익점은 원나라에 사신으로 갑니다. 하지만, 원나라가 고려를 속국으로 만들기 위한 과정에서 문익점은 중국의 남쪽 지역으로 귀양을 가게 됩니다. 둘레가 만들어집니다. 목화 씨를 덮고 있는 털은 솜으로 사용했고, 씨는 짜서 기름을 얻었습니다.

예전엔 솜을 얻기 위해 목화를 많이 재배했습니다.

딸을 시집보내려면 이불솜이 필요했기에 시집보낼 딸 있는 집에서는 목화를 꼭 재배했다고 하지요.

목화 줄기는 겨울철 땔감으로 사용했습니다.

가을비에 젖은 목화 모습

이상 정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