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가 계절별 꽃 순례를 합니다. 전체 꽃 정취보다 꽃 자체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꽃, 야생화로 불리는 들꽃 등을 두루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이번 가을꽃 소개는 괭이밥입니다.
먼저 독자께 양해를 구합니다. 괭이밥꽃은 엄연히 가을꽃으로 한정하면 안 됩니다. 이꽃은 늦봄부터 피기 시작해 여름 내내 피고 가을에도 이어 핍니다. 최근에 발견해 사진을 찍어 편의상 가을꽃으로 소개합니다.
지난 10월 7일 가을비가 촉촉히 내리는 날 경남 진주시의 한 소류지 못둑에서 찍었습니다.
괭이밥은 들과 길섶, 텃밭에서 야생으로 자라 농촌에선 어럽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괭이밥, 들괭이밥 등이 있습니다. 최근엔 작은 꽃이 귀엽게 예뻐서 '사랑초'란 이름의 원예식물로 화분에 키우는 분들이 많습니다.
가을비에 젖은 괭이밥 꽃잎. 빗방울이 샛노란 꽃잎에 영롱하게 맺혀 무척 예쁘게 다가선다. 도란형인 꽃잎은 5개로 지름이 1~1.5cm 정도로 작다. 아래 꽃받침은 피침형으로 겉에 털이 나 있다.
괭이밥은 쥐손이풀목 괭이밥과에 속하는 관속식물(管束植物·물과 미네랄을 전달하기 위해 목질화된 조직이 있는 육상 식물)입니다.
괭이밥은 전국에 널리 분포돼 있습니다. 원산지는 인도, 동남아시아, 중국 남부, 한국, 일본으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에선 토종과 귀화종이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들풀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괭이밥 이름의 유래는 괭이(고양이)가 소화가 안 되거나 탈이 났을 때 약용으로 뜯어 먹는다고 해서 불렸다고 합니다. 실제로 고양이가 먹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자주 볼 수 있는 나비인 부전나비의 먹이식물이라고 합니다.
줄기는 높이 10~50cm로 자라고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약간 비스듬하게 자랍니다.
잎은 어긋나고 작은잎 3장으로 된 겹잎 형태입니다. 작은 잎은 거꾸로 된 심장형이며 길이 0.8~1.5cm, 폭 0.7~1.7cm입니다. 잎 앞면엔 털이 거의 없고, 뒷면은 누운 털이 있습니다.
꽃은 4~10월에 잎 겨드랑이에서 곧고 길게 나온 꽃자루에 산형꽃차례, 즉 산형화서(繖形花序·우산살처럼 짧은 꽃자루들이 한 곳에서 많은 수로 퍼져 나가는 형태)로 달립니다. 실제 꽃자루가 길어 사진을 확대해 찍으려니 초점 맞추기 어려웠습니다. 꽃잎은 5개로 지름이 1.0~1.5cm 정도로 작고 노랗습니다.
기자 개인적으론 어릴 때 잎과 줄기를 따 입에 넣은 적이 더러 있었는데 당시 맛이 시큼했던 기억에 깊이 남아 있습니다. 먹어도 되는 풀입니다. 어린잎은 식용하고 전초(全草)는 약용합니다.
독자분들도 사진으로 추억을 되새겨 보시길.
괭이밥은 어느 정도 크면 줄기에 씨앗을 담은 통통한 꼬투리가 달립니다. 이것을 손으로 건드리거나 누르면 안에 들어있는 흰 젤리와 같은 씨앗 껍질과 검고 붉은 씨앗이 사방으로 튀면서 퍼트려집니다.
괭이밥은 또 빛에 예민합니다. 햇살이 내리쬘 땐 잎이 활짝 펼쳐지지만 밤이나 흐린 날은 잎이 접힙니다. 이를 '수면운동'이라고 한다네요. 미국의 레드우드괭이밥은 이 과정이 눈에 보일 정도로 속도가 빠르다고 합니다. 괭이밥속인 '사랑초'도 밤이나 흐린 날 잎이 접히는 걸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괭이밥 열매 모습. 속씨식물의 열매 종류인 삭과인데 익으면 껍질이 말라 갈라지면서 씨앗을 퍼뜨린다. 길이는 1~2cm다. 이상 정기홍 기자
▶괭이밥과 토끼풀의 차이점
괭이밥은 토끼풀(클로버)과 비슷하게 생겨 혼동됩니다.
구별하자면 잎이 둥글지 않고 하트 모양이면 괭이밥일 확률이 높습니다.
토끼풀은 작은 꽃이 많이 모여서 꽃을 이루지만 괭이밥 꽃잎은 5개입니다. 행운을 준다는 네잎클로버처럼 괭이밥도 잎이 4개인 것도 있는데 네잎클로버보다 발견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괭이밥은 같은 옥살리스(Oxalis)속인데도 '괭이밥'과 '사랑초'로 나뉩니다.
다음은 괭이밥 종류입니다.
토종으론 괭이밥, 선괭이밥, 애기괭이밥, 큰괭이밥이 있고 귀화종은 들괭이밥, 사랑초, 자주괭이밥, 덩이괭이밥, 옥살리스 버렐리 L 등이 있습니다.
위에 소개한 괭이밥꽃은 이들 중 어느 토종에 속하는지는 기자가 과문해 구분을 하지 못합니다. 선괭이밥은 가지가 거의 갈라지지 않고 곧추서 있고, 턱잎이 없어 보여 선괭이밥으로도 보였는데 확신을 못하겠네요. 조언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