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된 ‘가을 장마’로 경남 단감 주산지에 탄저병 피해가 커지고 있다. 2년 전에도 탄저병이 크게 확산하면서 상품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17일 경남 진주시 문산읍과 진성면의 단감 과수원엔 검은 반점이 생긴 단감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과수원 주인은 10개 중 1∼2개꼴로 탄저병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17일 경남 진주시 진성면의 한 단감 과수원에서 확인된 단감 표면. 탄저병에 걸려 검은 반점이 생겼다. 정기홍 기자

만생종 단감인 '부유'의 경우 10월 말 본격 수확을 시작하기 때문에 방제약을 뿌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농협 공판장 등에 출하 때 잔류 농약이 나오면 출하 자체를 못한다.

문산읍의 한 과수원 주인은 "검은 반점이 생긴 단감은 상품이 안 돼 폐기한다”고 전했다.

부산기상청에 따르면 10월 1∼14일 경남의 평균 강수 일수는 7.2일로 이틀에 한 번꼴로 비가 내렸다. 하루 평균 강수량은 104.2㎜로 전년 동기(42.5㎜)보다 2.5배 많았다.

대기 습도가 90%를 넘어가면 탄저병이 확산하는데 최적의 환경이 된다.

경남의 단감 주산지 중 진주와 김해가 창원보다 상대적으로 심하다. 지난해에는 창원이 상대적으로 심했다.

경남도농업기술원이 경남 도내 단감 주산지 시·군별로 5개 농가씩 표본 조사한 결과 13일 기준 탄저병 발생률은 진주 10∼12%, 김해 5%, 창원 3~5%로 나타났다.

지난해엔 창원은 10%, 진주 5∼10%, 김해는 1∼4%였다.

탄저병 피해를 거의 입지 않은 진성면 한 단감 재배 농업인은 "가을 비가 자주 내릴 때 직후 농약을 뿌려 피해를 줄였다. 단감용 농약은 벼 병충해 방제 농약과 달리 독하거나 농약 피해가 적다"며 "다만 이들 농약도 수확 전 일정 기간엔 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출하 때 잔류 농약 검사를 하기 때문이다.

경남도농업기술원은 "탄저 병원체 잠복기가 1∼2주이기 때문에 수확 후 탄저병 단감이 더 늘어날 수 있어 저장 전에 미리 솎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