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최측으로 꼽히는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국정감사 첫날 휴대전화를 교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관련 주요 사건 때마다 휴대전화를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박정훈 의원(국민의힘)은 20일 국회 소통관에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박정훈 의원. 국민의힘

박 의원이 KT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실장은 국정감사 첫날인 13일 오전 10시 36분 자신의 휴대전화를 아이폰14에서 아이폰17로 바꿨다. 하지만 9분 만에 다시 아이폰17에서 기존 폰인 아이폰 14로 재교체했다.

박 의원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또 하나의 번호를 만들어 유심을 갈아 낀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대통령실 총무비서관 시절의 김현지 제1부속실장. MBC 유튜브

박 의원은 김 실장이 이 대통령의 주요 사법 리스크 시기마다 휴대전화를 교체하거나 번호를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김 실장은 경기 성남시 대장동 수사가 시작되고 관련자가 처음으로 구속 확정된 2021년 10월 19일 번호를 바꿨다. 당시는 유동규 전 본부장이 구속적부심 기각으로 구속이 확정된 시점이다.

김 실장은 두 달 뒤인 2021년 12월 27일 다시 기기를 교체했다. 그해 12월 10일에는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유서를 남긴 채 사망하고, 2021년 12월 21일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사망한 채 발견된 직후다.

이어 김 실장은 대북송금 사건 수사가 한창인 2023년 9월 9일에도 휴대전화를 교체했다. 이날은 이 대통령이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으로 수원지검에 출석한 날이다.

박 의원은 “과거 이 대통령은 2016년 11월 ‘사고가 나면 휴대전화를 절대 뺏기면 안 된다’며 증거인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김 실장은 이러한 이 대통령의 ‘간수 지령’을 충실히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김 실장이 (이 대통령의) 사법 컨트럴 타워 역할을 했던 대화를 나눴을 가능성이 있다. 혹시라도 압수수색이 될 수 있기에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고 했다.

박 의원은 “김 실장은 전화 교체 이유가 무엇인지, 증거인멸의 의도가 있었는지, 국정감사에 출석해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전화번호를 바꾼 적이 없고 기기 변경도 통상적인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실장과 대통령실은 침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