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들녘엔 가늘 추수가 한창입니다. 벼도 베고, 깨도 털고, 논콩도 수확하고, 고구마도 캡니다.

또한 농번기 한켠에선 소슬한 바람결에 가을 손님들의 자태도 돋보이게 와닿는 계절입니다.

경남 진주시 진성면과 사봉면의 들녘, 골짝 작은 들의 이슥한 가을 정취입니다. 많고 많은 가을 절경지도 좋지만, 가던 길 운전을 멈추고서 소소한 정취를 느껴보는 것도 그만입니다. 흔해빠진 일상의 화려함 속에 텅 비었던 마음 한 곳을 채워줄 가을 선물이 될 겁니다.

익어가는 가을 들녘을 뒷배경으로 한 억새풀 정취. 가을 운치가 듬뿍하다. 진주시 진성면과 문산읍간의 지방소도로변의 가을 모습이다.

은백색의 억새 잎이 가을 소슬바람에 날리고 있다. 적어서 더 와닿는다. 폰을 들이대는 순간 어느새 바람이 세차게 불어 몸을 뉘우고 있다.

진주시 사봉면 마을 앞 밭 언덕에 자리한 대봉감나무에 주먹만한 감이 주렁주렁 달렸다. 경상도에선 이를 왕감이라고 한다. 주로 홍시로 먹는다.

큼지막한 왕감 모습. 잎은 푸른색을 바래고 감은 붉은 색을 더하고 있다.

감나무 곳곳 잎사귀 속엔 감이 발갛게 익어간다.

익어가는 가을과 함께 가을도 익어간다. 이제 서리가 내리면 달린 감을 딴다. 서리를 맞은 감은 맛을 더한다. 이상 정기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