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곤 전 교육부 차관보가 거제에 이어 진주를 찾아 청년 세대와 함께 경남교육의 변화 방향을 논의하며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김 전 차관보는 지난 23일 진주 힐브리즈 카페에서 진주의 청년들과 간담회를 열고, 청년들이 학교 교육을 통해 무엇을 얻었고 무엇이 부족했는지, 또 후배 세대와 지역의 미래를 위해 경남교육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를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간담회는 ‘다시 현장 속으로’를 모토로 학교를 갓 졸업한 세대의 시선에서 교육의 성과와 한계를 점검하고, 이를 다시 교육 정책으로 되돌려 놓기 위한 일환으로 열렸다.

김영곤 전 교육부 차관보가 23일 진주의 힐브리즈 카페에서 청년들과 교육 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지역 대학과 산업 간 연계 부족으로 인한 진로 혼란 ▲청년들이 체감하는 교육–일자리 간 단절 ▲지역에 머물 수 있는 교육·정주 여건의 한계 ▲청년 세대가 후배들을 위해 바라는 경남교육의 역할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참석한 청년들은 “학교에서는 진로 선택의 결과를 실제 삶과 충분히 연결해 설명해 주지 못했다”, “지역 대학과 산업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알기 어려웠다”, “후배 세대에게는 성적 중심이 아닌, 지역과 삶을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전 차관보는 “청년들이 겪는 진로 불안과 교육–일자리 단절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 교육과 지역 구조가 충분히 연결되지 못한 결과”라며 “경남교육은 이제 ‘학교를 졸업시키는 교육’을 넘어,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는 길까지 함께 설계하는 교육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영곤 전 교육부 차관보가 23일 진주 청년들이 제시한 경남교육의 문제점들을 들은 뒤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지역 아동센터를 운영하는 실무자의 발언도 이어졌다.

이 실무자는 방과 후 돌봄과 학습 지원을 맡고 있는 현장의 어려움을 전하며, “아동센터가 아이들을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하고 싶어도 차량 운영, 공간 확보, 유휴시설 활용 등에 있어 행정적 한계가 크다”고 호소했다.

특히 “학교 수업 이후 아이들이 안전하게 머물며 배우고 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현실적인 문제로 제기했다.

김 전 차관보는 “지역 아동센터는 학교 교육을 보완하는 중요한 교육·돌봄의 현장”이라며 “교육청이 중심이 되어 지자체와 협업하고, 유휴 공공시설이나 학교·공공기관의 남는 공간을 아이들을 위한 학습·돌봄 공간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현장의 실무자가 혼자 모든 부담을 떠안는 구조에서 벗어나, 제도와 행정이 함께 받쳐주는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로 책임교육”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차관보는 이어 “오늘 만난 청년들과 돌봄 현장의 실무자들은 경남교육의 성과와 한계를 가장 솔직하게 보여주는 교육의 결과이자 증언자”라며 “이들의 목소리는 향후 경남교육과 진로·돌봄 정책을 재설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곤 전 교육부 차관보와 경남교육을 논했던 청년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상 김 차관보

김 전 차관보는 이번 진주 청년 간담회를 계기로 ▲기자 간담회 ▲학생·학부모·청년·돌봄 실무자가 함께하는 교육 현장 대화 ▲지역 대학·산업·지자체와 연계한 교육과정·진로·돌봄 정책 설명회 등을 통해 ‘교육–진로–지역–돌봄이 연결되는 책임교육’의 현장 행보를 경남 전 시·군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 전 차관보는 끝으로 “경남교육의 방향은 교육청 안에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학교를 거쳐 나온 삶과 현장의 이야기 속에서 검증돼야 한다”며 “듣고, 설명하고, 함께 바꾸는 책임 있는 교육정책으로 경남교육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