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대한발전전략연구원장(전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한민국 대전환 대도약'을 내세운 이재명 대통령의 신년사를 평가절하 했다. "구호 자체는 나무랄 데 없는데 대도약을 하기 위한 여건이 갖춰졌는지에 대한 근본적 인식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압축 성장'의 과거 성장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며 대도약을 위한 5가지 대전환 목표를 제시했다. 부문별로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지방 주도 성장으로 ▲일부 대기업 중심 성장에서 모두의 성장으로 ▲위험을 당연시하는 성장에서 안전이 기본인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상품 중심 성장에서 문화가 이끄는 매력적인 성장으로 ▲전쟁 위협 속 불안한 성장에서 평화가 뒷받침하는 안정적인 성장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정치 원로인 김종인 대한발전전략연구원장이 지난 5일 방송된 KBC광주방송 '대한민국 정치의 길을 묻다, 신년특별대담'에 출연해 자신의 정치 견해를 밝히고 있다.

정치 원로인 김 원장은 5일 방송된 KBC광주방송 '대한민국 정치의 길을 묻다, 신년특별대담'에 출연해 "지금 우리 경제 여건은 간단한 상황이 아니다"며 "이 조건에서 재도약이 가능하겠느냐는데 나는 약간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제조업 경쟁력이 굉장히 처져 있다. 중국과 경쟁에서도 한 두 분야를 빼면 경쟁력을 거의 상실한 상태"라며 "이런 여건에서 경제적 재도약을 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기초가 서 있는지 확신이 없어, 과연 이 구호가 현실과 맞는지 조금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와 노태우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다.

진행자가 "대통령이 그런 여건을 모르고 신년사를 했겠느냐"고 묻자 그는 "대개 대통령, 정부가 발표하는 것과 현실 사이엔 상당히 괴리가 있기 마련"이라고 했다.

이어 "대도약을 하겠다고 말한다면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부터 명확해야 한다"며 "경제 구조조정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어렵다. 막연히 구호를 외친다고 결실이 생기는 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 원장은 "과거 정부에서도 이런 말을 안 한 적이 없다. 다들 성장을 위해 애썼지만 21세기 들어 우리 성장률은 대체로 5년마다 1%씩 내려가는 흐름을 보였다"며 구호가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특히 대통령의 역할이 성장 구호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보수 정권이든 진보 정권이든 별다른 차이가 없다. 이 대통령이 양극화된 사회를 최소한 어느 정도라도 완화하는 업적을 남긴다면 성공한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김 원장은 일본의 전철을 사례로 들며 "지금 우리는 일본의 1980년대 말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일본처럼 '잃어버린 30년’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저출산·초고령화 문제에 봉착했지만 정치적으로 해결하지 못해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30년을 헤매고 있다"며 "우리는 그 길을 피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게 1차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