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은 신체 중에 힘들게 일하면서도 '천대'를 받아왔다. 요즘에서야 형편이 많이 좋아졌다. 손톱에 버금갈 정도로 네일샵에서 관리를 받는 등 대우를 받는다.
발톱은 피부의 각질층과 같이 케라틴이란 단백질로 돼 있다. 손톱과 함께 건강 상태를 잘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중국 한의학 서적 '황제내경'에서는 손·발톱의 끝부분에서 몸의 기와 혈이 출발한다고 했다. 손발톱이 보내는 건강 신호를 잘 살피라는 뜻이다.
이에 따라 발톱의 색깔, 무늬, 생김새를 통해 피부 질환 등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 발톱의 변화는 영양 결핍, 피로 및 스트레스, 진균 감염 등으로 나타난다. 울퉁불퉁하면 흰 버짐이 번지는 건선(乾癬)이 원인이고, 가로줄이 생기면 아연 결핍, 세로줄이 보이면 호르몬에 이상이 있다.
◇ 발톱 질환의 50%는 무좀이 원인
발톱 무좀은 의학 용어로 ‘조갑 진균증’으로 불리는 피부 질환이다. 발톱의 무좀 진균은 전염성이 강해 무좀에 걸린 사람의 수건, 실내화를 사용해도 전염될 수 있다. 가족 중에 무좀 환자가 있으면 개인 용품을 구분해 사용해야 한다.
무좀에 감염되면 먹거나 바르는 약을 사용하면 증상을 줄일 수 있다. 다만 먹는 약은 간에 다소 무리를 줘 간 수치가 높으면 처방하지 않는다. 감염 면적이 절반 이하면 바르는 무좀약인 '풀케어' 같은 국소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 색깔
▶ 하얀색 발톱
표재성 조갑이라고 하며 손톱보다 발톱에 많이 생긴다. 처음엔 흰점, 얼룩처럼 자리를 잡기 시작해 대부분 의식을 않고 지나친다. 표면이 부서지고 떨어져 나가 위생적으로 좋지 않다. 더 진행되면 조갑판 깊은 곳까지 침범해 두꺼워지고 표면이 거칠어져 잘 부스러진다.
하얗게 변한 발톱
발톱은 정상인데 전체적으로 하얀 색깔을 띠게 되면 간질환, 당뇨병, 울혈성 심부전을 의심해 봐야 한다. 간이 좋지 않으면 대체로 황달이 온다. 황달이 있을 때 혈액 속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 성분이 상대적으로 줄어 손톱이 하얗게 보일 수 있다. 영양실조나 빈혈이 있을 때에도 손톱 색깔이 하얗게 변한다.
건선이 원인일 수도 있다. 건선은 얼굴과 손발톱에 까슬까슬하게 흰 버짐이 번지는 피부병이다. 전염은 되지 않고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는 만성 피부병이다. 대개 영양 결핍으로 생긴다.
▶ 검은색 발톱
일반적으로 타박상을 입었을 때 나타난다. 전문 용어로 조갑하 혈종(발톱 밑 혈종)이라고 한다. 발이 꽉 조이는 신발이나 문에 찧이는 경우처럼 외부 충격이 가해졌을 때 생긴다. 이런 피멍은 발톱이 자라나면서 없어지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물리적 충격이 없는 데도 검은색이라면 피부암일 수 있다. 악성 흑색종, 곰팡이 감염, 발가락 안쪽을 파고 드는 만성적 내성발톱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흑색종은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세포가 악성화가 돼 생긴 종양이다. 흑색종이 많이 생기는 곳은 발바닥이지만 발톱, 손톱에서도 생길 수 있다. 통증은 없다.
암 환자가 방사선 치료를 받을 때도 생긴다. 방사선 치료를 중단하면 없어지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자외선 치료를 받아도 까맣게 변할 수 있다.
▶ 노란색 발톱
발톱의 끝부분이 두꺼워지면서 노랗게 될 때는 곰팡이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처방전 없이 구입 가능한 항진균성 연고를 자주 발라주면 상태가 좋아진다. 발톱의 노란 부위는 두꺼워지므로 표면을 사포 등으로 갈아낸 뒤에 약을 발라야 효과가 있다.
또 림프부종이 원인일 수 있다. 림프부종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우리 몸의 림프액 수송 기능이 저하돼 주로 팔다리가 붓는 병이다. 이외에 폐에 문제가 있거나 류머티스 관절염 때도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 녹색 발톱
좀처럼 보기 힘든 발톱색이다. 녹색 조갑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감염증의 일종이다. 눅눅하고 축축한 곳에서 잘 번식하는 박테리아가 원인이다. 병원 치료가 필요하다.
▶ 푸른색 발톱
푸른색을 띠면 호흡기 질환일 수 있다. 손톱도 마찬가지다. 호흡기 질환이 심하면 체내에 산소를 만족스럽게 공급하지 못해 발끝까지 피가 잘 통하지 않고 색이 푸르거나 하얗게 보인다.
외상이 없는데 푸른 점이 생겼다면 진료를 받아야 된다. 반점이 암으로 변화하는 일이 더물지만 발생한다.
▶ 홍백색 발톱
발톱에 붉은색과 흰색 줄이 번갈아 나타난다면 몸에 이상이 있다는 의미다. 다리어(Darier)병 일수 있다. 유전질환인 이 병은 기름기가 많고 냄새가 나는 게 특징이며 사마귀처럼 오돌토돌 생기는 게 특징이다.
◇ 생김새
여러 원인에 의해 발톱 모양이 달라지지만 철분이 부족할 때 모양이 이상해지는 경우가 많다.
▶ 반월형이 생겼을 때
반월은 발톱 뿌리에 하얗게 보이는 부분을 말한다.
반월이 또렷하고 부드러운 곡선 형태를 띠고 있으면 건강한 발톱이다. 손톱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반월이 갑자기 없어지면 갑상샘 기능 저하를 의심해볼 수 있다. 거꾸로 갑상샘 기능이 과해지면 반월이 지나치게 커진다.
▶ 가운데가 둥글게 솟아올랐을 때
발톱을 옆에서 봤을 때 가운데가 솟아올라 돔 모양이 되면 폐 관련 질환이 있는 지 의심해 볼 수 있다. 또 심장 질환이나 간, 소화 장애, 특정 감염이 있을 때에도 이런 모양이 된다. 유전적으로 이런 발톱 모양을 가질 수도 있다.
▶ 스푼 모양이 될 때
철분이 부족하면 발톱 끝이 올라가고 가운데가 움푹 들어가는 스푼 모양이 된다. 석유 성분의 용액에 노출됐을 때도 이런 모양이 될 수 있다.
▶ 가로·세로 줄이 생겼을 때
발톱과 손톱에 가로줄이 생기는 것은 임신, 홍역, 아연 결핍, 스트레스, 영양 실조가 원인일 수 있다. 손발톱 아래 검은색 줄이 생겨 짙어지거나 불규칙한 색을 띠면 악성인 흑색 피부암일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세로줄은 호르몬 및 만성 순환계 이상, 염증성 질병, 알코올 중독, 동상 탓일 수 있다.
둘다 몸이 피곤하거나 호르몬 이상일 때 생긴다. 만사 제쳐놓고 푹 쉬라는 뜻이다.
▶ 울퉁불퉁할 때
건선을 의심할 수 있다. 흰 버짐이 번지는 피부병으로 대개 영양 결핍으로 생긴다. 건선이 있으면 발톱의 뿌리가 건조해지고 일정한 모양을 유지하지 못하고 울퉁불퉁한 모양으로 자란다. 손톱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