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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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3 14:50 | 최종 수정 2022.06.2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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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장마가 시작됐다. 해마다 이맘 때면 고구마밭 등에서 무성하게 자란 모습으로 눈에 보이는 바랭이. 시골에서 자란 이들에겐 많이 봤음직한 풀이다. 장마가 끝나자마자 땅이 머금은 수분을 마음껏 빨아들이며 쑥쑥 자라 존재감을 뽐낸다.
온대와 열대 지방에서 자생하는데 40∼70cm 정도 자란다.
어릴 때 소꼴을 베러 다닌 사람에겐 이 풀은 친숙하다. 자갈길에서도 잘 자라지만 대체로 밭에서 무성하게 큰다.
소꼴 한 짐을 경상도 사투리인 '바자리'(발채·짐을 싣기 위해 지게에 얹는 소쿠리 모양의 도구)에 담아 지고 집에 와 '소마구'(외양간)에 부려주면 소가 너무 맛있게 먹어 꼴을 베던 수고로움이 씻은 듯 달아나곤 한 기억이 새로운 풀이다.
바랭이의 밑부분은 지면으로 뻗으면서 마디마다 뿌리가 내리고 곁가지와 함께 40∼70cm로 곧게 자란다.
잎은 줄 모양이며 길이 8∼20cm, 나비 5∼12mm로 분록색 또는 연한 녹색을 띈다. 줄기가 우산살과 닮아 우산풀로 불린다.
꽃은 잎이 무성한 직후 7∼8월에 피고 수상꽃차례를 이루며 꽃이삭은 3∼8개의 가지가 손가락처럼 갈라진다.
작은 이삭은 대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같이 달리고 연한 녹색 바탕에 자줏빛이 돌며 흰털이 있다.
'바닥'에 붙어 기면서 자라는 풀, '바닥'에 붙어 자라는 풀이란 점에서 바랑이 또는 바랭이로 불렸을 것으로 추측된다. 서양에서는 'crabgrass'이라고 하는데 해석하면 '게풀'이다.
한국식물생태보감에 따르면, 종류는 바랭이와 비슷하지만 털이 없는 '민바랭이'와 꽃이삭가지의 가장자리가 밋밋한 '좀바랭이'가 있다. 좀바랭이는 그늘진 곳에 잘 자라고 키도 작고 잎도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