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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곤증 떨치는 식품 이야기] 양귀비가 즐겼다는 리치(1)

정창현 기자 승인 2022.05.10 19:32 | 최종 수정 2022.05.10 22:05 의견 0

졸음과 피로감 등 나름함을 자주 느끼는 춘곤증의 계절이다. 음식으로 춘곤증을 떨치려면 비타민 C를 잘 챙겨 먹어야 한다. 어르신들의 흐릿해지는 인지 능력과 기억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노화 억제제인 셈이다. 비타민 C는 감기 예방에도 좋아 코로나19 면역력을 강화하려면 섭취를 늘릴 이유가 있다. 또 항산화(세포 산화 방지) 효과가 있어 혈관 기능을 회복시켜 암과 만성질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원인인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의 번식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춘곤증에 좋은 비타민 C가 많은 식품을 시리즈로 알아 본다.

리치는 중국의 남부 지방이 원산지로, 열대·아열대 지방에서 나는 무환자나무과의 상록수 과일나무다. 중국어로는 여지(茘枝)다. 요즘은 중국 남부, 대만, 동남아시아, 일본 오키나와, 호주, 플로리다, 하와이 등지에서 재배되고 있다.

꽃은 봄에 황록색으로 피고 열매는 여름에 익는다. 표면은 붉은 비늘(신선한 것은 가시가 날카로움)로 덮여 있다. 껍질을 벗기면 백색 반투명의 과육(씨의 외피)이 있다.

리치. G마켓 제공

저지방·저칼로리 과일인 리치에는 비타민 C가 많이 함유돼 있다. 일반적으로 한 컵에 비타민 C가 136㎎이 들어 있다. 항산화 효능이 있고 혈관계 질환의 예방과 시력 보호에도 효과가 있다.

비타민 C 기능의 하나는 철분 흡수를 돕는 것이다. 철분이 부족하면 혈액 속의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이 적어지고 운반 능력도 떨어져 빈혈증이 생긴다. 혈액 순환이 잘 안 되니 살도 안 빠진다. 따라서 리치는 다이어트 과일에 속한다.

고기 요리나 시금치, 콩(두부) 요리를 먹었을 때 디저트로 먹으면 좋다. 레스토랑 등에서 후식으로 자주 나온다. 맛이 있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송나라 때 쓴 신당서(新唐書)의 양귀비전에는 당나라의 양귀비가 애용해 예뻐졌다는 전설의 과일이다. 양귀비는 리치를 화남(華南·화북에 대비되는 남쪽 지방)에서 장안(長安·산시성(陝西省) 시안(西安)의 옛 이름)까지 말로 가져오게 했다고 한다.

엄지 손톱만한 씨가 곱게 생겨 양귀비의 눈과 같다고 표현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재배한 기록은 없다.

다만 조선왕조실록에 1403년 10월 21일 태종 3년 '설미수가 여지를 올리다'란 기록이 있다. 정조 24년인 1800년 6월 14일에는 의관 정윤교가 종기가 난 정조에게 여지고가 고름을 빨아내는데 가장 좋다고 말했다고 전한다.

리치는 저온에 비교적 강한 편이어서 영하 3도 이상 지역에서 재배할 수 있다. 하우스 재배 때는 고온에서는 꽃이 잘 안 피기 때문에 온도 관리를 잘 해야 한다.

갈색의 씨 안에는 독이 있다. 따라서 공복에 많이 먹으면 위험하다. 어른은 10개, 어린이는 5개 이상 먹지 않도록 한다. 식약처는 공복에 덜 익은 것을 먹으면 저혈당증이 나타나 구토와 의식불명, 사망 우려가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지난 2019년 6월 인도 동북부 비하르주의 무자파르푸르 지역의 병원 두 곳에서 10일 간 급성뇌염증후군(AES)으로 어린이 53명이 집단 사망했다. 이 지역은 리치 재배 지역으로 어린이들이 먹은 리치에서 독성 물질이 발견됐다. 2018년 6월 중국에서도 리치 수확철에 리치를 과하게 먹은 어린이 10여명이 사망했다.

대부분 갑자기 혈중 포도당 농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리치에는 포도당 생산을 억제하는 독소인 히포글리신이 들어 있다.

하지만 과욕 하지 않으면 비타민 C가 많이 함유돼 있어 춘곤증을 쫒는데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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