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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음식] '5월의 열매' 매실(梅實)

정창현 기자 승인 2022.06.15 21:25 | 최종 수정 2023.05.09 05:26 의견 0

매실(梅實)을 따는 철이다. 3월초에 매화를 피우고 5월 말~6월 중순에 매실을 수확한다. 원래 산지는 중국이다.

매실은 매화의 열매인데 의외로 둘을 연관 짓지 못 하는 사람이 많다.

▶ 매실 종류

매실은 익은 정도에 따라 풋매실·청매실·황매실로 나뉜다.

풋매실은 바로 식용을 하기 힘든 덜 익은 매실이고, 청매실은 다 자라 씨앗이 단단한 매실이다. 청매실이 더 익어 과피에 노란 색깔이 돌면 황매실이라고 한다. 황매실은 청매실보다 신맛이 덜하고 단맛이 강하다.

황매실은 청매실보다 노폐물과 혈관 청소, 세균 억제 등에 효능이 있는 구연산 함량이 두 배 높다.

풋매실과 청매실 구분은 씨를 자를 때 칼이 쉽게 들어가면 풋매실, 아니면 청매실이다. 청매실은 씨가 야물어져 칼로 썰리지 않는다.

가공법에 따라 오매, 금매, 백매로 분류한다.

오매(烏梅)는 청매의 껍질과 씨를 제거한 뒤 짚불 연기에 그을려 말린 것이다. 전통 음료인 제호탕의 원료이며 쓰임새가 많다. 가래를 삭이고 구토·갈증·이질·술독을 푸는 한약재로도 쓰인다.

금매는 청매를 증기로 쪄서 말린 것으로 술 담그는 데 사용된다. 백매는 청매를 묽은 소금물에 하룻밤 절인 다음 햇볕에 말린 것이다.

농촌진흥청 제공

▶ 재배와 수확

병충해에 강해 농약 없이도 재배가 가능하다. 석류·살구·모과 등과 함께 가정의 정원수로 적합하다.

수확을 하거나 익어 떨어지면 빨리 물렁해져 딴 후에 빨리 처리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선물을 보낼 때 풋매실은 스티로폼 아이스 박스에 얼음과 같이 넣어 보내야 한다.

▶ 요리

봄에 수확한 매실을 모아두었다가 엑기스(진액)나 즙을 만들어 먹거나, 설익은 풋매실은 청산배당체가 함유돼 있어 소금, 설탕에 절여 장아찌로 애용한다. 불에 그을려 제호탕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또 술로 많이 담가 먹는다. 매실주다.

매실처럼 신맛이 나는 음식은 원기회복에 좋아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 상용 하면 몸에 좋다.

매실 엑기스는 설탕과 매실을 섞어 오랜 시간 밀봉해 보관하면 만들어진다.

엑기스에 물을 타면 매실차가 된다. 1990년대 매실맛 사이다도 나왔었다. 실제로 매실 엑기스에 물 대신 사이다를 타면 아주 맛있다.

요리를 할 때 매실 엑기스를 조금 넣으면 좋은 감미료가 된다.

즙은 요리에 넣거나 물과 섞어 매실차로 마신다. 매실차는 아침이나 나른해지는 오후에 정신을 깨우는 데에 좋다.

절임(장아찌)은 입맛을 돋우는 반찬이나 간식으로 먹는다.

매실 과육을 설탕에 절여 만들기 때문에 신맛도 신나지만 단맛이 강하다. 절인 과육은 그냥 먹기도 하고, 고추장에 버무려서 먹기도 한다.

간장에 절였다가 고추장에 무쳐 먹으면 간장의 달착지근함과 매실의 새콤함, 고추장의 매콤함이 합쳐져 밥맛이 없을 때 반찬으로 먹으면 입맛을 돋운다.

일본에서 매실을 절여 만든 '우메보시'는 일본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다. 한국의 매실 장아찌와 차이가 있다. 우메보시는 매실을 통째로 소금에 절이지만, 한국의 매실 장아찌는 매실을 잘게 썰어 설탕에 절이거나 고추장이나 된장에 절여 먹는다.

청매실은 특유의 아삭함 때문에 장아찌 만드는 데 좋고, 황매실은 다 익은 과일 특유의 향, 과즙과 당 때문에 엑기스나 우메보시를 만드는 데에 좋다고 한다.

엑기스로 청매실을 쓸 땐 씻어 통으로 넣어 100일 정도 지나야 숙성된다. 청매실의 씨에 든 아미그달린 성분이 분해되면서 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

다만 청매실을 담근지 40~60일이면 이 독소가 미미해진다. 또한 과일은 익을수록 독성이 사라져 익은 매실이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가열해도 분해돼 없어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매실주를 담글 때 씨앗을 제거한 매실을 사용하거나, 담근 후 100일 이내에 씨앗을 제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한다.

▶ 약재 등 효능

3000년 전부터 건강보조 식품이나 약재로 사용됐다.

매실은 '음식물의 독', '핏속의 독', '물의 독' 등 3독을 없앤다는 말이 있다. 이런 이유로 매실을 ‘나무에서 열리는 만병통치약’이라고 한다. 매실과 회를 함께 먹으면 좋다고 알려진 것도 이 때문이다.

새콤달콤한 맛과 함께 비타민 C가 풍부해 대항해 시대의 피부에 반점이 생기는 '라임'처럼 괴혈병에도 효과가 있고, 항암 효과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에 정원수로 전해져 고려 초부터 약재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 이후로도 한약재와 민간요법에 쓰여왔다.

효능은 소화불량 해소, 피로 회복과 해열 작용이 있다.

과식해 얹혔을때 매실 원액을 조금 먹거나 물을 조금 타서 먹으면 해소된다. 이런 이유로 매실을 천연소화제라고 한다.

신맛을 내는 유기산은 소화액을 분비하고, 설사가 났을 땐 멈추게 하는 역할을 한다. 열을 흡수하는 성질도 있어 열감기, 몸살을 앓을 때 매실 농축액을 물에 타 마시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해열과 관련해 허준 선생이 마을에 돌림병이 돌았을 때 다른 방법이 먹히질 않자 "일단 열부터 내리고 보자"며 매실즙으로 해열시키고 치료해 다른 증상들을 쉽게 치료했다고 알려져 있다. 너무 먹으면 역효과가 난다.

이는 MBC 드라마에서 허준 선생의 한 에피소드로 나와 한때 매실에 대한 관심이 증폭돼 매실 묘목값이 폭등한 적도 있다. 당시에 웅진식품에서 가수 조성모를 CF 모델로 내세워 당시로선 생소한 초록매실 음료를 출시했는데 매실 음료 붐을 이끌었다.

다만 매실은 위산이 많이 분비돼 평소 속 쓰림을 느끼거나 치아가 약한 사람은 생으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매실은 해독 작용도 뛰어나 칼에 베이거나 염증이 생겼을 때 매실 농축액을 상처 부위에 바르면 빨리 회복 된다.

▶ 궁합

한의학에서는 돼지고기와 궁합이 매우 안 좋다고 한다. 일본에선 장어와 궁합이 안 좋다는 속설이 있다.

▶ 구매 유의점

매실은 껍질이 깨끗하고 벌레 먹은 자국이나 상처가 없는 것을 골라야 한다. 2~3cm 크기의 타원형에 푸른색이 선명하고, 과육이 통통하며 단단한 것이 좋다.

매실을 구입할 때 주의할 점은 매실에 덜 익은 살구, 개살구, 솎아낸 어린 복숭아를 섞어 파는 경우가 있어 잘 살펴야 한다. 한반도에 자생하는 살구는 먹을 수 있고 약재로도 쓰이지만 떫고 맛이 없어 싸다.

나무나 잎을 보면 쉽게 구별하지만 열매만 보고 구분하기가 어렵다. 그나마 어린 복숭아는 매실보다 털이 많아 구분이 조금 쉬운 편이다.

구입해 바로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말끔히 씻어 물기를 제거한 후 냉장 보관하면 된다. 때에 따라 엑기스나 즙으로, 양념장으로, 장아찌로 즐기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다만 장아찌를 만들 땐 보관 용기를 소독해 곰팡이를 막아야 한다.

▶ 한자 성어

삼국지연의에서는 논영회 장면에는 '망매해갈(望梅解渴)'이란 고사성어가 나온다.

중국의 조조의 군사들이 오랜 행군에 지쳐 갈증을 호소하자 조조가 "저 언덕 너머에 매실밭이 있다"라고 거짓말을 했고, 이에 군사들은 매실의 신맛을 떠올리고 입안에 가득 고인 침으로 갈증을 달랬다는 데서 유래했다.

▶ 주산지
주산지는 전남 순천·광양시, 경남 하동군이다.

▶관련 지명

경기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好梅實洞)이 있다 호매실로와 매실로라는 도로명도 있다. 호매실동은 이곳을 개발하기 전에 매화나무가 많이 자생해 이름이 붙었다. 수원시에서는 지역 정체성을 찾기 위해 호매실동의 쌈지공원에 매실나무 단지를 조성했고, 지속적으로 매실나무 심기 행사를 열고 있다.

강원 원주시 호저면에는 매호리(梅湖里)가 있다. 매화나무가 많은 전형적인 농촌 마을로 매년 매화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매호는 매실 호수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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