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三伏) 중의 하나인 초복은 지난 7월 16일이었습니다. 딱 한달이 지난 오늘(15일)은 말복입니다. 올해는 광복절과 겹쳤습니다.
농사철에 맞춘 24절기와 달리 농사와 관련된 날이 아니어서 잡절(雜節) 또는 속절(俗節)이라고 합니다. 8일 전(7일)이 입추였고, 8일 후는 처서(23일)이네요. 막바지 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휘날레를 준비하며 서서히 물러나게 됩니다
올해는 특이하게 삼복이 10일 틈이 아니라 초복~중복은 10일 틈이고, 중복~말복은 20일 틈입니다.
십간 순서로 오는 날인데 중복 후 입추 전에 경일(庚日)이 한번 더 끼어 있어 10일이 아니라 20일로 늘어 그렇다는데, 어렵네요. 복날을 삼경일(三庚日)이라고도 합니다.
삼복이 총 20일 만에 들면 매복(每伏)이라고 하고 10일 간격을 넘으면 월복(越伏)이라고 합니다. 대체로 7대 3 정도로 월복인 때가 많다고 합니다. 2015~2022년, 8년간은 모두 월복이었습니다.
또한 삼복은 음력으로 기준을 삼은 것이 아니고, 24절기와 일진을 기준으로 정하기에 소서(양력 7월 7일 무렵)에서 처서(양력 8월 23일 무렵) 사이에 듭니다.
잡절인 삼복에는 꼭 지켜야 할 풍습은 없으나 예로부터 전해오는 풍습들은 더러 있습니다. 그 중에 '복달임 음식'이 대표적입니다. 복달임은 복(伏)이 들어 무척 더운 철을 뜻합니다.
사마천의 '사기'에 따르면, 진(秦)나라 덕공(德公) 2년(기원전 676년)에 처음으로 복날을 만들어 개를 잡아 열독(熱毒)을 다스렸다고 전합니다.
복(伏)자는 사람인 변(人)에 개 견(犬)자가 합쳐진 것이라며 복날엔 개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속설도 있습니다.
예로부터 삼복에는 고칼로리 영양식을 먹어 무더위로 지친 기력을 보충해야 했었는데 선호한 것이 고기였지요. 전통적인 복날 보양식은 대부분 이열치열 음식입니다.
대표 보양식은 삼계탕이고 보신탕, 육개장, 민어, 장어, 추어탕, 설렁탕, 용봉탕, 전복죽, 흑염소 등을 먹습니다.
육개장이 복날에 먹었던 음식이란 걸 잘 모릅니다. 보신용으로 장어를 먹는 것은 일본 영향인 듯합니다.
닭고기는 요즘 삼계탕이 아니라도 찜닭, 불닭, 닭도리탕, 치킨 등으로 대신하기도 합니다.
팥죽을 먹기도 하는데 악귀와 더위를 물리친다는 의미입니다.
육류를 마음껏 먹기 힘들었던 땐 증편(멥쌀가루에 막걸리를 넣고 반죽해 더운 방에서 부풀려 찐 떡), 주악(찹쌀가루를 송편처럼 빚어 기름에 지진 떡), 백설기를 별식으로 먹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냉방시설이 좋아지고 평소에 잘 먹어 복날에 꼭 보신 음식을 챙겨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복날에 냉면과 같은 시원한 음식을 찾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