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홍보대사인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오는 10월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무료 콘서트를 열기로 발표하자 공연 기간의 부산지역의 숙박 요금이 무려 2~10배나 폭등했다. 일부에서는 기존 예약을 취소하고 다시 올려 받아 원성을 사고 있다.
BTS는 10월 15일 부산시 기장군 특설무대에서 10만 명 규모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인 ‘BTS in BUSAN-LIVE PLAY’를 개최한다.
27일 부산시와 조선닷컴, 동아일보 등 매체에 따르면, 부산역 인근 4성급 호텔은 10월 8일부터의 1박 가격이 14만 5000원이지만 1주일 뒤에는 55만 9000원으로 올랐다. 해운대구의 3성급 호텔도 같은 기간 1박 가격이 16만 4000원에서 66만원으로 뛰었다.
BTS 공연이 열리는 10월 15일부터 1박 2일간의 부산 지역 숙박시설 가격은 전주보다 약 2~4배 정도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BTS의 팬 모임인 '아미(ARMY)'의 해외 팬들을 겨냥한 숙박예약 사이트에는 평소 10만∼30만 원이었던 공연장 인근 호텔의 하루 숙박비가 100만∼300만 원까지 치솟았다. 공연 전후일인 10월 14∼16일(1박 2일)의 숙박비를 무려 900만 원을 제시한 호텔도 있었다.
바가지 요금 실태는 공연을 하는 기장군은 물론이고 공연장과 떨어진 남포동과 서면 등에의 숙박업소에서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콘서트 전날까진 부산영화제(10월 5∼14일)가 예정돼 있어 숙박 대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가격을 인상한 숙박업체들은 “BTS 콘서트 때문에 수요가 많아서 올렸다”고 말했다.
문제는 바가지 요금을 받은 객실들도 대부분 매진 상태라는 점이다.
해운대구의 2성급 호텔은 “원래 10월 예약은 9월에 받는데 10월 15일 문의만 100건이 넘게 들어와 지금 그 날짜만 열어뒀다”고 밝혔다.
최근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BTS 공연이 열리는 기간 전후로 부산 지역의 숙박시설 가격이 폭등했다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한 팬은 "콘서트 당일 숙소를 예약했는데 호텔로부터 예약을 취소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하지만 부산시는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계도밖에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숙박 요금은 자율관리제여서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고 계도를 할 수 있는데 이도 권고 사안이다”고 실토했다. 다만 "현장 조사를 시작했고 합동지도점검, 관련 단체와의 간담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는 '사업자의 귀책사유'로 숙박 예약이 취소될 때 사용 예정일 10일 전까지는 계약금을 전액 환급해주고, 7~3일 전까지는 계약금 환급은 물론 총 요금의 10~60%까지(성수기 기준) 배상한다.
또 숙박 예정 하루 전이나 당일에 취소할 경우에는 손해배상을 권고하고 있다. 이번의 경우 숙박 예약일이 한달가량 남아 있어 계약금 정도만 환급 받을 수 있다.
한편 BTS 소속사인 하이브도 해당 콘서트와 연계해 호텔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하이브는 지난 24일 “부산 공연과 연계해 숙박 및 추가 혜택이 결합된 호텔 패키지 상품이 판매될 예정”이라며 부산의 호화 호텔들을 안내했다.
팬들은 “무료 공연을 돈벌이로 이용하나” “팬들을 호구로 보는 것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비난 일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