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변가가 멸치로 바빠졌다. 해수욕장 여기저기에서 검은 멸치 떼를 한쪽으로 훑고, 다른 쪽은 용기에 담느라 삼매경이다.

부산의 해수욕장 등 해변가에 며칠 전부터 수만 마리의 멸치 떼가 몰려들면서 이를 잡으려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멸치 떼는 추석 연휴 직후부터 발견되기 시작했다.

한 시민이 부산 송도해수욕장에서 찍은 멸치 떼 모습. 유튜브 캡처

소셜미디어에는 검은 멸치 떼가 대거 출몰한 송도·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시민들이 멸치를 잡는 모습이 다수 올라와 있다. 송도해수욕장 멸치들은 8㎝가 넘는 대멸(큰 멸치)들이다.

시민들은 바다 물에 들어가 멸치를 줍거나, 뜰채와 투망 등 장비로 잡았다. 밤에는 헤드 랜턴을 끼고 멸치를 잡는 모습도 올라왔다.

시민들만이 신이 난 게 아니다. 멸치 먹잇감에 갈매기들도 몰려들었다. 멸치를 먹이로 삼는 갈치도 해안가에서 발견되고 있다.

부산 해안가에 멸치 떼가 발견된 것은 태풍 '힌남노'의 영향인 것으로 추정됐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기후 변화보다는 힌남노의 영향으로 강풍에 센 파도가 쳐 멸치들이 안전한 서식지를 찾다가 연안까지 온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보다 심층적인 조사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잡은 멸치는 먹어도 문제가 없다. 다만 허가를 받지 않은 어업 활동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고 덧붙였다. 수산자원관리법 제18조에는 어업인이 아닌 사람이 수산물을 잡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잠수용 스쿠버 장비를 사용해서도 안 된다.

다만 관련 시행규칙에 따르면 일반인들은 손과 투망, 쪽대, 반두, 4수망, 외줄낚시(대낚시 또는 손줄낚시), 가리, 외통발, 집게, 갈고리, 호미로만 수산물을 잡을 수 있다.

이를 어기고 바다나 갯벌에서 수산물을 채취 하면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 수도 있다.

더경남뉴스 정창현 기자 gaia008@naver.com 정창현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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