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의 등록금 카드 수납 거부가 심각한 수준이며, 그나마 수납을 받는 대학의 수납 실적은 매우 낮았다.
23일 국회 강민국 의원실(경남 진주시을)이 금융감독원에 자료를 요청을 통해 받은 '국내 카드사 대학등록금 카드 수납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2학기 등록금 카드납부 대학은 총 123개 대학으로 조사됐다.
수납 건수 6만 497건에 수납 금액은 1255억 7400만원이었다.
이는 전국 '고등교육법'상 공시대상 394개(올해 기준) 대학 중 31.2%에 불과한 것으로 대학 10개 중 3개 대학만이 카드로 등록금을 받았다는 것이다.
등록금 카드 수납을 가장 많이 받은 대학은 한국방송통신대로 1만 7640건(68억 3500만원)이었으며 다음으로 건국대 2380건(89억원 1000만원), 서울대 1792건(60억 4000만원) 등의 순이다. 하지만 등록금 카드 수납 수준은 카드 수납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가 민망했다.
올해 2학기 등록금 카드 수납 대학 중 100건 미만 대학이 48개(39.0%), 10건 미만인 대학 14개(15.5%), 1건인 대학도 2개(1.6%)가 됐다.
더욱이 대학 등록금 카드 수납 건수도 감소 추세였다.
2021년 1학기 등록금 카드 수납 건수는 6만 7889건(1244억 7700만원)⇨2021년 2학기 7만 630건(1398억 5900만원)⇨2022년 1학기 6만 3106건(1177억 3400만원)⇨2022년 2학기 6만 497건(1255억 7400만원)으로 감소했다.
지난 2년간 대학등록금 카드 수납 실적이 가장 많았던 카드사는 삼성카드로 총 9만 9607건(1639억 9500만원)이었으며, 다음으로 KB국민카드 4만 9568건(423억 3700만원), 신한카드 3만 3075건(822억 770만원) 등의 순이다.
이뿐 아니라 카드사와 대학등록금 카드수납 계약을 한 채, 실제 카드수납 건수는 단 한건도 없는 ‘꼼수 대학’도 무려 50개(28.7%)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수납 계약 후 실제 카드수납이 전무한 대학을 자산 규모(2021년 결산액 합계 기준) 순으로 보면 1위가 한양대(자산 규모 5위, 약 7750억원), 2위 경희대(6위, 약 7734억원), 3위가 포항공과대(11위, 약 6977억원) 등이다.
이처럼 대학의 카드 수납 실적이 낮은 사유에 대해 카드사들은 '신용카드 결제에 따른 카드 수수료 부담'을 꼽고 있다.
그러나 올해 8월말 기준 카드사의 등록금 수납에 적용하는 수수료율은 1.44~1.66%대로 이는 중소가맹점에 적용되는 우대 수수료율(연매출액 10억~30억원 규모는 1.5%)과 비슷한 수준이다.
강민국 의원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과 국내외 경제위기 장기화로 서민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몫돈이 한번에 지출되는 등록금 납부는 가계의 부담이자 대학생을 사회 진출하기도 전에 채무자로 만들고 있는 장애 요인임에도 불구하고, 공공성이 높은 대학이 이를 외면하는 것은 지탄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대안으로 “가계부담 완화와 고액 등록금의 장기 분산 납부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카드 납부 활성화를 위해 금융위원회 주도로 교육부 등 직간접적으로 대학등록금 카드수납과 관련된 정부기관들이 TF를 만들어 카드수납 실태를 파악하고 그 결과에 따른 제재 조치 등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대책마련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