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농업 역사와 농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립농업박물관이 지난 15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옛 농촌진흥청 터에 개관했다.
지난 2019년 12월 첫 삽을 뜬 지 3년, 2012년 설립 계획이 확정된 지 10년 만이다.
박물관은 연면적 1만 8000㎡(5445평) 규모로 전시동, 식물원, 교육동, 체험존 등을 갖춰 농업 유물을 전시하고 체험·교육을 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황수철 농업박물관장은 “농업계의 숙원이자 국가가 설립한 최초의 농업박물관이 드디어 문을 열었다. 농업이 지나온 길을 보여주고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개관식에 참석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한국 농업 역사를 대표하는 상징적 장소에 국립농업박물관이 개관하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면서 “국민뿐 아니라 외국인도 즐겨 찾는 세계 최고 농업박물관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립농업박물관이 자리 잡은 곳은 우리나라 근현대 농업혁명 산실 역할을 했다.
조선 제22대 정조대왕이 농업을 장려하려고 축조한 인공호수인 축만제(서호)가 있고, 농진청이 지난 2014년 전북 전주혁신도시로 이전하기 전까지 52년간 자리하면서 통일벼 개발 등 농업 관련 연구를 했다.
국립농업박물관은 크게 본관과 별관, 야외 체험시설로 나뉜다.
본관 전시동엔 농업관, 어린이박물관, 식물원, 식물재배시설인 수직농장, 기획전시실 등이 있다.
농업관은 농업 기원부터 미래 모습을 땅·물, 종자, 재배, 수확, 저장·가공, 운반·유통, 미래 농업 등 9개 핵심 주제로 구분돼 있다. 쟁기, 트랙터 등 주제별 체험 코너도 있다.
어린이박물관에는 벼농사 과정을 놀이화 한 전시·체험 시설이 있고 식물원에는 250여종의 식물·물고기 농법, 아쿠아포닉스(양식과 수경재배를 결합한 생산 방식), 클로렐라 수직정원(저탄소 순환농업 기술), 폭포전망대 등이 있다.
교육동에는 식문화체험관, 교육·실습실이 있고, 체험존에는 다랭이논, 밭, 과수원, 체험·휴식 공간이 있다.
별관엔 한식 문화 전시와 요리 강좌, 농생명과학실험, 농업 특화 교육 등 체험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식문화관이 있다.
야외 체험시설엔 다랑이 논밭, 과수원 등을 조성해 농촌 경관을 재현했다.
국립농업박물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고 월요일은 휴관한다. 관람료는 무료지만 일부 전시와 교육에는 요금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