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막차를 놓친 70대 어르신이 추위에 몸을 녹이려고 경찰서 지구대를 찾았다가 쫓겨나는 일이 발생했다. 이 경찰관들은 감찰 조사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27일 종편채널 MBN 보도에 따르면 서울에서 부산을 방문한 70대 노인 A 씨는 지난달 14일 밤 12시쯤 서울행 막차를 놓치고 밤추위에 몸을 녹이려고 부산 동구의 한 지구대에 들렀으나 40여 분 뒤 쫓겨났다.
MBN 유튜브 캡처
지구대 CCTV에 따르면 A 씨는 지구대 경찰관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한 뒤 소파에 앉아 몸을 녹였다.
하지만 40여 분 뒤 한 경찰이 다가와 A 씨의 어깨를 잡아 일으켜 세운 뒤 출입문 밖으로 끌고 나갔다. 다른 경찰관이 A 씨가 다시 들어올 수 없도록 문을 걸어 잠그는 장면까지 영상에 담겼다.
A 씨는 "여기 있을 때가 아니니까 가라고 해서 몸 좀 녹이고 가려고 조금만 더 있겠다고 사정했다. 그랬더니 빨리 가라더라"면서 "끌려가면서 허리를 삐끗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를 노숙인같이, 노숙인보다 더하게 대했다. 친절하게 해 달라고 그랬는데, 그 말이 나쁜거냐"고 반문했다.
A 씨는 지나가는 차를 얻어타고 3km 떨어진 다른 경찰서를 방문해 사정을 말한 뒤 새벽 첫 기차를 기다렸다.
해당 지구대 측은 "신고 출동이 많은 곳이라 A 씨를 계속 있게 할 수 없었다", "A 씨가 직원들에게 계속 시비를 걸며 업무를 방해해 불가피하게 내보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녹화된 CCTV에는 할머니가 물을 마시기 위해 한 번 일어난 뒤에는 소파에만 앉아 있었으며 그동안 지구대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 할머니는 이후 이들 경찰관을 고소했다.
경찰은 "진상 파악 결과에 따라 A 씨를 끌어낸 경찰관의 감찰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