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령곤충생태학습관이 개편작업을 끝내고 지난 7일 재개관 했다. 기존의 눈으로만 보던 전시관 시설을 손으로 만지고, 온몸으로 체험하는 공간으로 180도 바꿨다.
'인간의 가장 작은 친구'인 곤충들을 보기 위해 지난 2016년 곤충학습관 개관 이래 약 40만 명의 관람객이 이곳을 다녀갔다.
이런 뜨거운 반응 속에 의령군은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지역공립과학관 역량강화(전시개선지원) 공모 사업에 선정돼 5억 원의 사업비로 10개월의 전면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재개관을 준비했다.
재개관을 앞두고 보름 동안 운영한 시범운영 기간인 1월 29일에는 곤충학습관 일일 관람객 1376명이 입장해 역대 최대 기록했다. 100명의 관람객을 대상으로 하는 만족도 조사에는 매우만족(62%), 만족(37%)이 많아 재개관에 호응을 얻었다.
재개관의 가장 큰 변화는 '참여형·놀이형' 전시시설로 탈바꿈이다.
단순 평면적인 감상이 아니라 입체적이며 다채로운 스토리가 가미된 전시로 흥미를 더했고, 역동적인 체험이 가능한 다양한 시설을 전진 배치했다. 곤충 라이브 스케치, 숨은 곤충 찾기 게임, 곤충 키우기 터치스크린, 곤충클라이밍 등의 흥미로운 체험시설로 '곤충의 한 살이'를 놀면서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곤충이 서식하는 생태유리온실도 업그레이드됐다.
생물의 생태환경을 고려해 여과장치, 배수장치, 생명유지장치에 완벽을 기했다. 물속, 풀밭, 땅속에 서식하는 살아있는 곤충 생태전시에서 곤충의 서식 환경을 직접 관찰하고 학습할 수 있는 전시 공간으로 재구성 했다.
생태유리온실에는 수서곤충, 파충류, 절지류, 소동물, 미어캣, 조류 등 모든 곤충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특히 귀엽기도 하면서 신기하게 생긴 긴꼬리 친칠라와 우파루파, 개미귀신, 광대노린재는 아이들에게 최고 인기다.
한편 재개관한 곤충학습관은 '곤충절멸시대' 사라지는 곤충을 생각하며 인간과 비인간 생명체의 공존·상생의 중요성을 일깨우기도 한다.
입구에 공룡 상징물을 세워 '곤충도 공룡처럼 멸종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로 관람객에게 ‘고민의 시간’을 안겨준다. 대한민국 멸종위기 곤충을 학습할 수 있으며 물방개, 두점박이사슴벌레 등 멸종위기 곤충을 직접 관찰할 수도 있다.
정식 개관한 첫날,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학교 단체와 개인 관람객으로 곤충학습관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합천 성모유치원에서 30명의 원생을 데리고 방문했다는 석혜진(40) 선생님은 "확실히 예전과 분위기가 다른 것 같다. 깨끗해서 우선 너무 좋고, 연령대·학년별·계절별로 프로그램이 다양한 것 같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창원에서 두 자녀를 데리고 왔다는 고미연(42)씨는 "아이들이 처음에 무서워하는 건 잠시"라며 "책에서만 보던 것을 직접 보니 너무 신기해 한다. 작은 생명체를 소중히 하며 느끼는 부분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즐거운 비명'의 연속이었다. 창원 남정초등학교 변하랑(9) 학생은 "먹이를 주면 곤충들이 너무 잘 먹어서 신기하고 좋아요"라고 말했고, 합천 성모유치원 강태오(7) 어린이는 "곤충이 너무 예뻐 집에 가져가고 싶어요", 최우성(7) 어린이는 "재밌는 영상도 많고, 즐거운 놀이터에요"라고 말했다.
한편 의령군은 곤충학습관을 올해 8월 의령읍 서동리에 개관하는 경남교육청 미래교육원과 연계한 다양한 교육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해 채비에 나서고 있다.
연간 40만 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교육원 방문객의 필수코스로 곤충학습관을 전면에 내세운다. 또 인근 아열대식물원, 농경문화테마파크를 활용한 관광개발코스도 구상하고 있다.
박장우 관장은 "생태교육 체험을 위한 생태 온실 2동 증축과 대규모 교육실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태완 군수는 "의령곤충생태학습관 재개관은 관광도시 의령에 날개 단 격"이라며 "관람객들에게 재미와 의미 모두를 충족시키는 그야말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장소로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