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돌보고 집수리도 하고··· 오늘(5일)은 '손 없는 날' 청명(淸明)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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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5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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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은 24절기 중 5번째인 청명(淸明)입니다. 바로 앞이 춘분(春分)이고 바로 뒤는 곡우(穀雨)입니다.
청명을 한자를 풀이하면 맑을 청(淸), 밝을 명(明)으로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절기입니다. "날씨가 청명하다"는 말이 청명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다음 날인 6일은 한식(寒食)입니다. 찰 한(寒), 밥 식(食), 즉 '찬 음식을 먹는 날'입니다.
해마다 청명과 한식, 식목일은 같은 날이 되기도 하고 하루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합니다. 이래서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 매 일반'이라고 하지요. '손 없는 날'로 인식돼 산소를 돌보고, 비석을 제자리로 세우고, 집수리에 나섭니다.
봄이 되는 때이니 농가에서는 농삿일 준비를 하는 철입니다. 이 무렵엔 오동나무 꽃이 피고, 종달새가 울며, 무지개가 처음으로 보인다고 하지요.
논밭의 흙을 고르고, 가래질을 하고, 씨를 뿌립니다.
청명이나 한식에 날씨가 좋으면 그 해 농사가 잘 된다고 믿었고, 어가에서도 어종이 많아져 어획량이 증가한다고 하지요. 그런데 4일부터 6일까지 전국에 제법 많은 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요즘 농사야 수리시설이 잘 돼 있어 어지간한 가뭄이 아니고서야 큰 지장을 받지는 않습니다.
풍습 몇개를 소개합니다.
온고지신(溫故知新), '옛것에서 미루어짐작해 새것을 안다'고 합니다.
청명을 전후해 찹쌀로 빚은 술을 청명주(淸明酒)라고 하는데 담근 지 7일이 지난 뒤 위에 뜬 것을 걷어내고 맑은 것을 마신다고 합니다. 단어 그대로 맑고 깨끗한 술을 마신다는 뜻이겠지요.
또 이 시기에 장을 담그면 맛이 좋다고 해서 한 해 동안 먹을 장을 담갔다고 합니다. 이도 맑은 장을 담근다는 의미이겠지요.
쑥이 나오는 시절이니 쑥단자, 쑥탕, 쑥떡을 만들어 향긋한 쑥냄새에 봄의 정취를 나누기도 합니다. 예전 서해에서는 이 때부터 곡우 때까지 작지만 맛이 있는 조기잡이로 성시(盛市)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이 무렵엔 무엇이든 심으면 잘 자라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