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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 이야기] 오늘(5일)은 개구리가 잠 깬다는 경칩(驚蟄)

정기홍 기자 승인 2022.03.05 08:56 | 최종 수정 2022.03.13 00:59 의견 0

오늘(5일)은 '땅속의 개구리가 겨우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입니다.

24절기 중 3번째로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우수(雨水)와 '봄이 온다'는 춘분(春分) 사이의 절기입니다.

경칩은 계칩(啓蟄)이라고 썼습니다. 중국의 한서(漢書)는 '열 계(啓)'와 '벌레 칩(蟄)'을 써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후 한(漢)나라 때 무제(武帝) 이름인 '계(啓)'를 피해 '놀랄 경(驚)'을 써 경칩(驚蟄)이라고 했다고 전합니다.

서울춘천고속도로 홈페이지 캡처

한반도에서는 이때 겨울철에 세가 강했던 대륙성 고기압이 약화되고 이동성 고기압과 기압골이 주기적으로 통과해 날씨 변덕이 잦습니다.

또 대륙에서 내려온 한랭전선이 통과하면서 천둥번개가 쳐 개구리, 뱀이 그 소리에 놀라서 튀어나온다고도 합니다. 옛사람들은 이 무렵에 첫 번째 천둥이 치고 그 소리를 들은 벌레들이 땅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고 하네요.

꽃샘추위도 찾아와 "잠에서 깬 개구리가 얼어죽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합니다.

동의보감에는 '동면하던 동물은 음력 정월에 활동하기 시작하는데, 절기로는 경칩에 해당하며, 음력 9월에는 동면을 시작하는데 절기로는 입동(立冬)에 해당한다'고 적고 있고요.

예기(禮記)나 월령(月令)에도 “2월에는 식물의 싹을 보호하고 어린 동물을 기르며 고아들을 보살펴 기른다”고 기록돼 있다고 합니다. 만물이 생동하는 때여서 이를 보호하고 관리하는 시기임을 뜻합니다.

조선 왕실에서는 왕이 농사의 본(本)을 보이는 적전(籍田)을 경칩이 지난 해일(亥日)에 선농제(先農祭)와 함께했고, 경칩 이후에는 갓 나온 벌레나 갓 자란 풀을 상하지 않도록 불을 놓지 말라는 금령(禁令)을 내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성종실록(成宗實錄)에는 우수에는 삼밭을 갈고, 경칩에는 농기구를 정비하며, 춘분에는 올벼를 심는다고 해 농사를 본격 준비하는 절기로 삼았습니다.

옛날 농촌에서는 경칩이 지나면 연못이나 웅덩이를 찾아다니며 개구리나 도롱뇽이 낳아놓은 알을 건져다 먹었다고 합니다. 이들 알이 허리 통증에 좋고 허약해진 몸을 보양한다고 여겼답니다.

지봉유설에서는 경칩 때 개구리 울음으로 농사철의 수해를 점쳤던 풍속을 소개합니다. 개구리가 울지만 소리가 나지 않으면 농사철에 가물고, 개구리 소리가 나오면 물이 많아 여름철 수해가 날 것으로 여겼다네요.

또 이날(경칩)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믿어 벽에 흙을 덧바르거나 담을 쌓기도 했습니다. 특히 흙벽을 바르면 빈대가 들어오지 못한다고 해 일부러 발랐다고 하네요. 빈대가 심한 집에서는 나무 재를 탄 물그릇을 방의 네 귀퉁이에 놓아두기도 했답니다.

또 조선시대 때 경칩 때 가을에 주워 간직한 은행을 연인과 나눠먹으면서 은행나무 주위를 도는 풍습이 있었는데 암수가 다른 은행나무는 붙어있어야 열매를 맺는다는 데서 비롯됐습니다. 발렌타인데이이나 화이트데이와 같은 날입니다.

밭에서 자라는 보리 싹의 성장 상태를 보고 그 해의 농사를 예측했다고 합니다.

또 고로쇠나무(단풍나무, 어름넝쿨)를 베어 나오는 수액(水液)을 마셨습니다. 고로쇠 물은 위장병 등 속병과 성병에 효과가 있습니다. 경칩 때 물의 약효가 뛰어나고, 경칩이 지나면 물이 잘 나오지 않고 나와도 약효가 적습니다.

경칩 무렵엔 냉이, 달래, 쑥 등을 먹으며 겨우내 부족했던 칼슘, 비타민, 섬유질을 보충했다고 합니다.

경칩 무렵엔 일교차가 10~20도로 매우 커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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