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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똥이다"···'진주 어른' 김장하 선생의 '남성당한약방' 내년에 교육관 된다

시, 나눔산실 교육관 내년 9월 개관 준비
조규일 진주시장 20일 현장 방문해 점검

정창현 기자 승인 2023.04.24 02:30 | 최종 수정 2023.04.28 03:46 의견 0

경남 진주의 한의사 김장하(79) 선생이 48년 동안 운영했던 진주시 동성동 남성당한약방 건물이 내년 9월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 한다.

지난해 5월 문을 닫은 남성당한약방은 '진주의 큰 어른' 김장하 선생이 한평생 나눔과 베풂을 실천한 상징 공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서부경남의 장노년층이면 남성당한약방을 한두번 들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다.

MBC경남의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 프로그램에 출연한 김장하 선생. MBC경남 제공

김 선생은 진주에서 반세기 넘게 남성당한약방을 운영하면서 번 돈으로 39세이던 지난 1983년 진주 명신고교를 설립했고, 1991년 학교를 국가에 헌납했다. 당시 가치로 자산이 100억원이었다. 지금의 돈으론 2000억원은 된다고 한다.

학교를 세우면서 3가지 원칙을 정했다. 첫째, 친척을 쓰지 않는다. 둘째, 돈을 받고 교사를 채용하지 않는다. 셋째, 권력에 굽히지 않겠다였다.

김 선생은 이어 지난해 5월 말 자신이 30년 전에 설립한 남성문화재단도 경남의 거점국립대인 경상국립대에 기증했다.

진주시는 이에 사업비 18억 원을 투입해 지상 3층, 연면적 391.74㎡ 규모의 남성당교육관을 만든다.

시는 이 공간에 김 선생과 관련한 자료와 기증품을 전시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진주의 역사를 알릴 계획이다.

시는 이 복합문화공간이 완성되면 인근 진주대첩기념광장 등과 연계한 문화공간으로 방문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성당한약방 건물 전경. 정창현 기자

건물 1층 한약방은 원형을 그대로 보존해 시민들이 향수와 추억을 느끼는 공간으로 재현한다. 2층과 3층은 미래 세대에 전할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한다.

세부적인 내용은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을 비롯한 각계각층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지난 20일 조규일 진주시장이 방문해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진주시는 지난해 2월부터 남성당한약방 매입을 타진했었고, 그해 5월 한약방이 문을 닫으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탔다. 시는 지난 3월 건물 매입을 마무리 했고 오는 5월 리모델링 설계를 발주할 계획이다. 내년 9월에 개관된다.

한편 김장하 선생은 올해 초 MBC경남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가 방영되고, 전 경남도민일보 기자 출신임 김주완 작가가 '줬으면 그만이지'를 출간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김 선생은 "내가 번 돈은 아프고 괴로운 사람들이 준 것이기에 호위호식 할 수 없다“며 그동안 어려운 학생이나 이웃, 사회를 위해 내놓았다. 특히 "돈은 똥이다. 모아두면 악취가 나지만 흩어뿌리면 거름이 된다"는 말은 물질만능에 침몰돼 있는 우리 사회에 큰 경종을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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