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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경계경보' 재난문자 오발령?···서울시-행안부의 엇박자 알림에 시민들 '당황'

출근하려다?TV?보며 어리둥절…포털 접속 폭주로 한때 마비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5.31 09:27 | 최종 수정 2023.06.01 01:36 의견 0

'경계경보 발령'(서울시)→'오발령'(행안부)→'경계경보 해제'(서울시)

북한이 31일 아침 남쪽 방향으로 발사한 우주발사체와 관련, 우리의 재난 당국이 서로 다른 대응 문자를 시민들에게 발송해 큰 혼란을 겪었다.

서울시는 이날 경계경보를 문자로 먼저 알렸다. 이어 행안부가 22분 후 오발령임을 문자로 보냈다. 하지만 서울시는 '경계경보가 해제됐다'며 추가로 알렸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6시 41분 '오늘 6시32분 서울 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재난문자를 보냈다.

이를 확인하려는 시민들이 온라인에 접속하면서 한때 네이버 모바일 버전이 마비되기도 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가 22분 뒤인 오전 7시3분 '오전 6시41분 서울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려드린다'는 재난문자를 다시 보냈다.

이어 서울시는 오전 7시 25분 '서울시 전지역 경계경보 해제되었음을 알린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일상으로 복귀하시길 바란다'는 안내문자를 보내 시민들이 다시 어리둥절했다.

시민들은 재난 당국의 엇박자 알림에다가 10분, 20여분이나 늦었고 대피를 알리는 안내도 구체적이지 않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출근 준비를 하던 김 모(46) 씨는 "대피하라는 긴급 재난문자에 TV를 틀고 진짜 재난상황인지 체크하면서 '회사를 가야 하나' 하는 고민했었는데 다시 오발령 재난문자가 와 황당했다"고 어이없어 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직장인 정 모(29) 씨는 "서울시는 경계경보라고 했다가, 행안부는 오발령이라고 했다가, 다시 해제됐다니 그저 혼란스러웠다"면서 "지난번 종로구에서 실수로 재난문자를 잘못 보냈었는데 재난 당국의 긴급상황 대처 시스템을 특별히 재점검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서대문구 박 모(58) 씨는 "32분에 발사했다고 해놓고 42분에 경보를 주면 이미 다 죽은 다음에 경보가 울린 것 아니냐"며 "대피를 무엇 때문에 해야 하는지,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구체적이지 않아 궁금하고 헷갈렸다"고 했다.

한편 행안부는 공군의 요청으로 인천 옹진군 백령면·대청면에만 경계경보를 발령했는데, 서울시가 실수나 착오로 경계경보를 발령한 것으로 보고 오발령 문자를 보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행안부가 지자체에 보낸 지령에서 '경보 미수신 지역은 자체적으로 실제 경계경보를 발령하라'는 문구를 보고 자체 판단해 경계경보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이날 시민 혼란에 대해 사과는 했지만 오발령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두 당국의 이 같은 엇갈린 주장은 긴급 재난시스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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