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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군먹거리통합지원센터, 학교급식 9월부터 전면 시행

정창현 기자 승인 2023.09.03 22:33 의견 0

경남 합천군은 먹거리통합지원센터를 통한 급식 식재료 공급의 전면 시행을 앞두고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합천군 먹거리통합지원센터는 지난 3월 9개 학교를 대상으로 시범운영 중이며 9월부터 관내 초·중·고 33개교, 총 3600여 명을 대상으로 전면 확대 공급할 예정이다.

시범운영 기간 동안 군은 공공급식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교육지원청을 비롯한 일선학교와 공공급식지원위원회, 전문가 등과 꾸준히 소통해 ‘지역생산물의 지역소비 유통 혁신과 공공(학교)급식 공급의 공공형 모델’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합천군먹거리통합지원센터 전경

◇ 지역먹거리 선순환체계 구축의 마중물

합천군먹거리통합지원센터는 대양면 대목리에 총사업비 22억 원을 투입해 부지면적 2383㎡, 건축면적 660㎡ 규모로 지난해 12월에 완공했다.

먹거리통합지원센터는 지역 농축산물을 지역 내에서 소비할 수 있는 유통체계를 마련해 농업인의 소득을 높이고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농식품을 공급하며 공공먹거리의 생산-조달-유통-소비-순환을 일원화 하는 ‘지역먹거리 선순환체계 구축’ 기구이다.

합천군먹거리통합지원센터 개소식 모습

군은 먹거리통합지원센터를 통한 공공(학교)급식 공급체계 마련을 위해 지난해부터 ▲합천군 먹거리 보장 기본 조례 제정 ▲공공급식 지원위원회 구성 및 운영 ▲합천군, 합천교육지원청, 학교 영양(교)사로 구성된 TF팀 운영 ▲관내 우수 농산물 급식 납품을 위한 기획생산체계 구축 등을 추진해 오고 있다.

또 공공급식지원위원회에서는 급식공급 규모, 식재료 공급업체 선정, 품목 및 가격 등을 결정하고, 먹거리통합지원센터는 학교와의 원활한 급식 업무 진행을 위한 공공급식 공급시스템 구축, 급식 농산물 안전성 검사 등을 진행하며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먹거리통합지원센터 직원들이 급식할 목록을 점검하고 있다.

◇ 공공(학교)급식과 지역 농업과의 상생 협력

흔히 학교급식은 기획생산이 가장 용이한 곳이라고 한다. 학생수만 정해지면 물량이 정해지고 이에 따른 재배면적도 정해지는 게 기획생산이라 보는 측면에서는 맞는 이야기다. 우리 지역 농업인들은 기획생산을 해 본 경험이 전무하다 보니 학교급식에 대해 이해시키고 소량다품목 재배와 급식 기준에 맞는 납품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교육과 설득과정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운영 초기 30여 농가로 시작한 먹거리통합지원센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다. 지역 생산물을 공급하는데 차질을 빚기도 하고 학교 급식기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농가들의 실수로 인해 공급, 검수 능력까지 의심받기도 했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군에서는 읍면별 이장단을 비롯한 리더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 중소농을 대상으로 150여개 경로당 방문 교육 등을 통해 기획생산 농가를 모집하였다. 그리고 공급 약정된 100여 농가에 체계적인 교육과 현장방문 확인으로 기획생산 능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합천군먹거리통합지원센터는 지역산 농축산물을 우선적으로 공급하고 지역에서 공급되지 않는 품목에 한해 경남산 또는 관내 소재하고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지역 공급업체를 통해 식재료를 확보하고 당일 일괄 공급하고 있다.

◇ 교육지원청과 사전 협업을 통한 운영 내실화

먹거리통합지원센터 운영에 있어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교육지원청의 지역 먹거리정책에 대한 깊은 이해와 꾸준한 소통을 통한 협력체계 구축이었다.

군은 지난해 초 운영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교육지원청과 역할을 분담하고 매월 학교 영양(교)사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상시 소통 경로를 마련했다. 일선 학교별 개별 계약으로 이루어지던 학교 급식의 유통체계 변화에 맞춰 9000여 개에 이르는 식재료 품목코드를 1500여개로 간소화 해 학교급식 수·발주에 필요한 업무와 시간을 단축시키는 등 협업을 통한 내실화로 조기 정착의 기틀을 마련했다.

매월 실시하는 학교 영양(교)사들과의 간담회 모습. 이상 합천군 제공

◇ 공공먹거리정책의 긍정적 효과

학교급식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코로나 발생 전인 2019년을 기준해 관내 학교급식 식재료 사용현황을 분석해 보면 전체 식재료 구매금은 31억 8천만 원, 구매량은 534t톤으로 지역산 구매금은 4억 1천만 원으로 12.1%, 구매량은 120t으로 22.5%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지난 시범운영(2023년 3∼7월)기간 식재료를 공급한 결과 지역산 구매금은 37.4%, 구매량은 35.3%로 각 25.3%p, 12.8%p 증가했다. 증가된 수치는 지역생산물 소비가 농가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결과는 곧 전면 시행을 앞둔 먹거리통합지원센터의 가능성과 공공먹거리정책의 긍정적인 효과를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결과이며 향후 ‘학교’를 넘어서 ‘공공급식’ 전반으로 영역을 확장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김윤철 군수는 “경쟁논리의 시장에서는 발휘될 수 없는 배려와 돌봄의 관계가 먹거리통합지원센터 속에 담겨 있다”며 “행정이 직접 나서고 여러 기관·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지역의 학생들에게 공급함은 지역선순환체계로 전환시킬 수 있는 모범적인 시스템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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