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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2일)은 첫눈 온다는 소설(小雪)

정창현 기자 승인 2023.11.22 11:04 | 최종 수정 2023.11.23 20:27 의견 0

오늘(22일)은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입니다. 가정에서는 김장 준비에 바쁜 한철입니다.

오늘 아침 경남 진주에는 아침 안개가 자욱했습니다. 날씨가 포근하다는 것이지요. 지난해 소설엔 비가 조금 내렸네요.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立冬) 후 15일, 큰눈이 내린다는 대설(大雪) 전 약 15일에 위치합니다.

김장 담그기에 참여한 함양 사회봉사단체 회원들이 양념을 버무려 잘 담근 김치를 들어보이고 있다.

중국에서는 모든 절기를 5일씩 나눠 시절을 논하는데 소설도 5일씩 초후(初候), 중후(中候), 말후(末候)로 3후(三候)로 나눕니다.

초후에는 비가 그치니 무지개가 걷히고, 중후에는 천기(天氣)는 오르고 지기(地氣)는 내리며, 말후에는 폐색 되어 겨울이 된다고 했습니다.

소설은 '초순의 홑바지가 하순의 솜바지로 바뀐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날씨가 급강하 하는 절기입니다. 이때는 하루 평균 기온이 5도 이하로 내려가고 첫 추위가 옵니다.

소설 전에 김장을 서두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김장 과정에서 나오는 무청 시래기와 배추 등 푸성귀를 엮어 처마 밑에 달고, 무말랭이나 호박을 썰어 말리기도 합니다.

요즘은 볼 수 없지만 목화를 따서 솜을 만드는 때이기도 합니다.

겨우내 소의 먹이로 쓸 볏짚도 모아둡니다. 요즘 축산 농가에서는 베일작업을 합니다. 곧이어 래핑을 해 하얀 '곤포사일리지(마시멜로·공룡알)'을 만듭니다. 논 한 가운데 하얀 공처럼 보이는 것이 이것입니다.

속담으로 '소설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에는 사라진 말이지만 소설에 날씨가 추워야 보리 농사가 잘 된다는 뜻입니다.

소설 즈음에 부는 바람을 '손돌바람', 추위를 '손돌추위'라고 하며 뱃사람들은 이 무렵에는 배를 잘 띄우려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손돌바람과 관련된 전설을 소개합니다.

시기는 고려 23대 고종이 몽고군의 침략을 받아 강화도로 몽진(蒙塵·임금의 피난)을 가던 때라고도 하고, 조선시대에 이괄의 난을 피해 인조(仁祖)가 한강을 건너던 때라고도 합니다.

참고로 몽진은 먼지 진(塵), 어두울 몽(蒙)으로 먼지를 뒤집어쓴다는 뜻입니다. 임금이 난리를 피해 안전한 곳으로 떠남을 뜻합니다. 다른 말로 파천(播遷)이라고 하는데 임금에게는 피난, 도망 등의 단어를 쓰지 않습니다.

어쨌든 뱃사공 중에 손돌(孫乭)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피난을 가는 왕을 모시고 뱃길을 서둘렀지만, 손돌이 물살이 급한 뱃길을 잡아 노를 저었습니다. 의심이 간 왕은 신하들에게 물살이 세지 않은 안전한 곳으로 뱃길을 잡으라고 했지만 손돌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왕은 결국 선상에서 손돌을 참수(斬首·목을 베는 형벌) 했다고 합니다.

손돌은 임금을 빨리 피하게 하려고 했다며 억울함을 하소연했지만 소용이 없음을 알고 참수 전에 바가지를 하나 내놓으며 "물에 띄운 바가지가 가는 길을 따라 뱃길을 잡으라"고 했습니다.

왕이 탄 물살은 점점 급하게 흘렀습니다. 임금 일행은 어쩔 수 없이 손돌이 가르쳐 준대로 바가지를 물에 띄웠습니다. 바가지는 세찬 물살을 따라 흘러갔고, 왕을 실은 배도 그 뒤를 따랐습니다.

무사히 뭍에 내린 왕은 그때야 임금을 급히 피하게 하려고 한 손돌의 재주와 충심을 알았다고 합니다.

손돌과 관련해 이어지는 또 다른 전설이 있습니다.

왕이 손돌을 죽인 후 바람이 더 세차게 불고 물살이 급해졌고, 하는 수 없이 싣고 가던 말의 목을 잘라 제사를 모셨더니 파도가 잠잠해졌다고 합니다.

뭍에 도착한 왕은 곧 후회했지만 손돌의 목숨을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것이지요.

왕은 이후 경기 김포시 대곶면 대명리 덕포진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손돌의 장지(葬地)를 정해 후하게 장사를 지내주었다고 합니다. 이때가 음력 10월 20일이었는데 매년 소설 즈음인 이맘 때면 찬바람이 불고 날씨가 추워진다고 합니다. 소설 무렵에 부는 바람을 손돌바람이라고 부른 이유라고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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