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채점 결과 국어·수학·영어 영역 모두 지난해보다 어려운 '불수능'으로 나타났다. 공교육에서 벗어난 ‘킬러문항’은 출제되지 않았지만 까다로운 문제가 많이 출제돼 '최상위권'의 변별력은 갖췄다는 평가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7일 2024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국어영역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은 150점으로 지난해보다 16점 상승했다. 이는 역대 수능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이던 2019학년도 수능(150점) 때와 같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다는 것은 시험이 까다로웠다는 뜻이다. 표준점수는 응시자 평균 점수를 고려해 상대적인 위치를 나타낸 점수로, 시험 난이도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된다.
국어 만점자는 64명으로 지난해(371명)보다 크게 줄었다.
입시 전문가들은 “국어 문항에서 ‘킬러문제’는 없었지만 답을 고르기 까다로운 문제가 늘어나 수험생들이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수학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48점이며, 지난해(145점)보다 3점 올랐다. 2022학년도 147점, 2023학년도 145점보다 높았다.
만점자는 612명으로 지난해(934명)보다 줄었다. 올해 9월 모의평가에서는 수학영역 만점자가 2520명이었는데 4분의 1로 줄어들었다.
영어영역은 절대평가로 바뀐 2018학년도 수능 이후로 표준점수 최고점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원점수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은 4.71%(2만 843명)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1등급 비율은 7.83%였다.
올해는 국어·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2점 밖에 안나서 한 과목이 대입 결과 좌우하는 문제는 완화했다는 평이 나온다. 작년 수능에선 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수학보다 11점이나 낮아 수학의 영향력이 너무 크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편 수능 전 영역 만점자는 경기 용인에 있는 외고 졸업생 1명으로 확인됐다.
올해 수능 응시자는 44만 4870명으로 지난해 44만 7669명보다 조금 줄었다. 졸업생과 검정고시 응시자 비율은 35.4%로 31.1%보다 증가했다.
문영주 교육과정평가원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장은 “올해는 킬러문항을 배제한 상태에서 수능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있어 어느 시험보다 적절 변별도로 출제하려고 노력했다”며 “상위권 변별을 위한 문항이 제대로 작동해 국어·수학의 최고점을 끌어올렸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교육부는 국어·수학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가 줄어들어 특정 과목이 대입에 미치는 영향력이 완화됐다고 자평했다. 지난해에는 수학의 최고점이 국어보다 11점 높아 수학의 영향력이 너무 컸는데, 올해는 국어·수학 최고점 차이가 2점에 불과해 과목별 유불리가 적어졌다는 뜻이다.
교육부는 “킬러문항을 배제하고도 상위권 변별력이 높았다”며 “전년도 수능 대비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자 수가 줄고 1~2등급 구분 점수는 높아진 것을 볼 때 상위권 변별이 확실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지금까지 킬러문항을 풀기 위해 사교육업체에서 문제풀이 기술을 배우려고 했다면 앞으로는 사고력, 추론 등을 기르는 본연의 학업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심 기획관은 “학교에서도 이런 고난도 문항을 대비할 수 있도록 장학 지도를 하고, EBS에서도 이런 유형의 고난도 문항 예시를 접할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수능 성적표는 8일 시험을 접수한 학교 및 교육청에서 교부한다. 온라인 발급은 졸업생과 검정고시생은 8일 오전 9시부터, 재학생은 11일 오전 9시부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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