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증인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5일 저녁 자신의 승용차에 타고 고속도로화도로 달리던 중 뒷 대형 트럭에 후미 옆을 추돌당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대형 트럭이 1차로에서 먼저 2차로로 진입했고, 곧바로 승용차가 3차로에서 2차로로 진입하는 도중에 사고가 난 것이지요. 경찰은 대형 트럭은 1차로에 들어설 수 없어 이 차량에 '지정차로 위반'으로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합니다.

많은 운전사가 지정차로 규정을 잘 모릅니다. 또는 무시하는 운전자도 많습니다.

지정차로제는 자동차 도로의 안전을 지키고 통행속도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특정 차로에 통행차량을 지정하는 제도입니다. 고속도로뿐 아니라 일반도로에도 적용됩니다.

버스전용차로는 ▲버스전용차로 ▲중앙버스전용차로 ▲가로변버스전용차로가 있습니다.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의 경우 정원이 9~12인승인 승합차에 6명 이상이 타면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고, 13인승 이상 승합차는 기사 1명만 타도 버스전용차로 주행이 가능합니다.

다만 버스가 일반차로를 딜려도 지정차로제 위반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또 일반도로의 버스전용차로에는 노선버스만 운행이 가능합니다.

35인승 이하의 중·소형버스는 ▲버스전용차로 운영시간이 아니거나 버스전용차로를 벗어난 경우 ▲버스전용차로가 존재하지 않는 국도나 지방도의 경우 주행 왼쪽차로 통행이 가능합니다. 36인승 이상의 대형버스는 화물차 등과 같이 오른쪽 차로로 빠져서 통행해야 합니다.

또 국도나 지방도에서 대형 고속버스들이 1차로를 몰고 달리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모두 지정차로 위반행위에 해당한다.

'지정차로'에 관해 알아봅니다. 참고로 기사에 나오는 상위차로는 수치가 낮은 것을 뜻합니다.

경찰청 제공

현행 도로교통법에는 고속도로 주행 시 화물차, 버스 등 대형차는 맨오른쪽 차로로, 승용차·승합차 등 소형차는 그 왼쪽 차로들로 주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위의 그림 예시처럼 3개 차로가 있다고 봅시다.

원칙적으로 1차로는 소형차가 추월할 때만 이용해야 하고, 1차로에서 장시간 운전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2차로에는 승용차와 소형·중형 승합차가, 3차로에서는 대형 승합차·화물차·특수차·건설기계가 운행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1차로에 버스전용차로가 있을 경우엔 그 옆의 2차로가 추월차로가 됩니다. 대형차의 경우 4차로가 주행차로라면 추월 때 3차로로 잠시 달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 규정을 어겨 적발되면 벌점 10점에 승용차는 4만 원, 승합차와 화물차 등은 5만 원이 부과됩니다.

유동규 전 본부장의 승용차가 5일 저녁 대형 트럭과 충돌해 다친 사고에서 경찰이 트럭 (8.5t 카고) 운전사에게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한 것도 지정차로 주행을 위반 때문이지요. 사고가 난 과천~봉담간 고속화도로(편도 3차로)에서 3차로로 가야 하는데 1차로를 계속 달렸고 2차로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났다는 말입니다.

이처럼 편도 3차로 이상 고속(화)도로에서는 화물차, 대형 승합차, 특수차는 2차로를 넘어 1차로 진입이 금지돼 있습니다. 왼쪽 차로 중 2차로에서 추월이 가능해 1차로에 진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고속화도로는 일반도로와 달리 고속도로처럼 신호등, 횡단보도가 없어 차가 멈추지 않고 달릴 수 있는 도로입니다. 도로법상으론 도로 분류에 포함돼 있지는 않습니다.

드론이 적발한 지정차선 위반 화물 차량(맨위) 모습. 한국도로공사

한편 도로공사가 단풍철로 행락 차량이 많은 올해 10~11월 경찰과 함께 단속을 했더니 지정차로 운행 위반은 모두 7676건이었습니다. 올해 1~9월 적발 건수인 4473건보다 72%나 많습니다.

대부분 차로 추월선인 1차로로 계속 달리거나 맨 오른쪽 차로를 달려야 하는 화물차, 버스 등 대형차가 상위 차로로 정속(일정한 속도) 주행하는 등의 위반이었습니다.

또 지난 3년간(2020~2022년) 고속도로에서 1만 1591건의 교통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화물차, 버스 등 대형 차량이 지정차선을 위반할 경우에는 속도 차이로 인해 차량 흐름에 지장을 주고 뒤따르던 소형차의 시야도 방해해 자칫 대형 추돌사고가 발생 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추가 자료/법규

지정차로제는 도로교통법 제60조 외에도 관련법 시행규칙 제16조, 제39조에서 차로에 따른 통행 구분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별표9에서 통행차의 기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제도가 승용차만을 위한 제도라는 여론에 1999년 4월 30일 폐지됐다가 2000년 6월 부활돼 시행 중입니다.

우리나라와 각 국은 대체로 속도가 느린 대형 차를 하위차로로 다니도록 지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0년대까지 차종와 차로별로 구분을 세분화해 통행가능 차로를 지정했으나 세계 수준에 맞춘다며 승용차는 모든 차로로 다니게 하고 화물차 등 대형차는 하위차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바꾸었습니다.

따라서 지정차로는 승용차나 소형 승합차는 무관하며 화물차, 건설기계, 대형승합차, 이륜자동차 등만 적용을 받습니다.

<도로교통법>
제14조(차로의 설치 등) ① 시·도경찰청장은 차마의 교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도로에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차로를 설치할 수 있다. - 일반도로에서 시행하는 지정차로제의 근거

제60조(갓길 통행금지 등) ① 자동차의 운전자는 고속도로등에서 자동차의 고장 등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차로에 따라 통행하여야 한다 - 고속도로 및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시행하는 지정차로제의 근거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16조(차로에 따른 통행구분) ①법 제14조제1항에 따라 차로를 설치한 경우 그 도로의 중앙에서 오른쪽으로 2 이상의 차로(전용차로가 설치되어 운용되고 있는 도로에서는 전용차로를 제외한다)가 설치된 도로 및 일방통행도로에 있어서 그 차로에 따른 통행차의 기준은 별표 9와 같다. -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차로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위임규정

②모든 차의 운전자는 통행하고 있는 차로에서 느린 속도로 진행하여 다른 차의 정상적인 통행을 방해할 우려가 있는 때에는 그 통행하던 차로의 오른쪽 차로로 통행하여야 한다.

다음은 2018년 6월 간소화된 지정차로제입니다.

다음은 추월과 관련한 상식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추월차로에서 계속 주행 안 됨 ▲추월이 끝나면 곧바로 원래 차로로 복귀해야 함 ▲제한속도로 달리는 차를 과속으로 추월해선 안됨 ▲교통혼잡 등으로 모든 차로의 주행속도가 80km/h보다 낮은 경우 추월차로에서도 계속 주행 가능함 ▲앞지르기 금지 구간에서는 실선을 넘나들 수 없음 ▲실선이 점선으로 바뀔 때 원래 차로로 복귀할 수 있음 등입니다.

추월 가능한 차로는 고속도로에만 해당되고 고속화도로 등 다른 도로는 추월차로의 개념이 없습니다.

또한 1차로는 제한속도 내에서 추월해 옆 차로로 복귀하는 차로이지 속도가 무제한인 아우토반과 같은 차선이 아닙니다.

1차로에서 제한속도보다 20km 이상 추월 주행해 교통사고가 나면 '12대 중과실'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추월 시도를 하다가 실선 구간(교량이나 터널 구간)이 나오면 실선이 끝날 때까지 불가피하게 주행할 수 있습니다. 실선은 차선 변경을 금지한다는 의미입니다.

또 편도 3차로 이상의 고속도로에서 화물차, 대형 승합차, 특수차는 1차로 진입이 금지 되어있습니다. 왼쪽 차로 중 최하위 차로에서 추월이 가능하므로 1차로에 진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편도 2차로 고속도로에서는 어느 차종이나 주행은 2차로에서, 추월은 1차로에서 해야하기에 화물차 등이 1차로로 진입해도 지정차로제 위반은 아닙니다.

일부 승용차 운전자는 이를 잘 알지 못해 화물차가 1차로로 진입하면 지정차로 위반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닙니다. 다만 1차로에서 지속주행하면 위반입니다.

정체 등으로 평균이동속도가 시속 80km 이하로 떨어지면 추월차로 의미는 없어집니다.

예전에는 영동고속도로, 88올림픽고속도로처럼 왕복 2차로 고속도로가 있었지요. 중앙선이 점선인 구간에서 반대편 차로로 추월 가능합니다. 꽤 위험했습니다.

일반도로에서도 중앙선 점선 구간은 앞차가 저속 운행할 때 앞지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추월한 뒤 곧바로 원래 차로로 복귀해야 합니다.

반대편 차로에서의 지속 주행은 지정차로 위반이 아닌 역주행으로 판단해 사고시 '12대 중과실'에 해당합니다. 좌회전 및 유턴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고속도로에서의 지정차로제는 속도 위반과 함께 제대로 안 지킨다고 합니다.

경찰청과 아주대가 지난 2017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68%의 운전자가 지정차로제를 알고도 지키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요즘은 암행순찰차는 물론 주위 일반인 운전자도 신고를 많이 합니다. 드론과 헬기도 단속에 동원되지요. 설마 하는 순간 찍히니 애초부터 차로를 위반할 생각을 접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