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아침부터 오후까지 경남 진주시 사봉면에 있는 진주시 농협연합 미곡종합처리장으로 가는 도로가 몰려든 벼 수매 차량들로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 농업인들이 엄청난 불편을 겪었다.
진주시에 있는 단위농협 연합이 이날 선착순으로 벼 추가수매를 해 농가들로선 지난 가을 수확해 남아 있는 벼를 꼭 내야 했기 때문이다.
도로에서 수 시간을 갖혔던 농민들은 "매년 연례행사로 이 같은 혼란이 발생한다. 편도 1차선인 좁은 도로 때문인데, 이 사태를 물리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면 수매장을 다른 곳에 더 만들든지, 지역별로 시간대를 달리해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농협에 따르면 이날 사봉미곡종합처리장은 벼 600t을 선착순으로 추가수매를 했다. 이날 진주시의 모든 농가가 추가로 벼를 내기 위해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농업인들은 추가수매에 벼를 내기 위해 전날 저녁부터 미곡처리장에서 대기하거나 이날 아침 일찍부터 화물차와 트랙터, 경운기에 벼를 싣고 출발했다. 이에 따라 아침 출근 시간대에 사봉미곡처리장까지 가는 차량들이 몰리면서 1km 정도 장시간 정체됐다. 사봉미곡처리장은 진주~마산 간 국도 진성면과 사봉면의 경계 지점에 있다.
이날 도로정체 소동은 진주시 농협 미곡처리장이 사봉면 한 곳에만 있어 진주시 전체 농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어났다.
특히 도로가 좁은 편도 1차선이어서 벼 수매장으로 가려는 농업인들이 도로 위에서 최장 7시간 정도를 기다렸다. 좁은 도로에서 대형 차량들이 차선 위반을 하면서 반대편에서 달려오는 차량을 피해가는 모습은 아슬아슬하기까지 했다.
진성면 정 모 씨는 "농협에서 벼 추가수매를 할 때면 연례행사로 사봉미곡처리장으로 가는 인근 도로가 정체돼 몇 시간을 차에서 기다려야 한다"며 "해마다 반복되는 이 현상을 지적하고 건의를 해도 해결책 마련은 함흥차사"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어 "농협이 직원들의 편리만 생각한다"며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행태"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지수면의 이 모 씨도 "해마다 이런 사태가 발생하는 데도 농협이나 진주시는 손 놓고 있다"며 "대형마트의 '오픈런(할인행사 때 문을 열기 전에 입구에서 줄서는 것)'도 아니고, 선착순이라 해놓고 아무런 대책은 안 세우고 알아서 하라는 것은 농업인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니냐"고 목청을 높였다.
이 씨는 이어 "해마다 수매장 가는 농업인들의 마음은 매우 처절하다. 벼 추가 수매장을 동부 지역 말고도 서부나 북부 지역에 더 만들어 분산하든지, 지역별로 수매 시간을 나눠서 하든지 내년에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애절하게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