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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산악회 이정표 쓰다'···경상국립대산악회, 세계 7대륙 등정 '마침표' 찍어

문성진 등반대장, 문성현 대원 남극 빈슨산 등정
2011년 7대륙 등정 시작 12년 만에 '쾌거'

정창현 기자 승인 2023.12.28 22:09 | 최종 수정 2023.12.29 03:57 의견 0

경상국립대산악회가 계획을 세웠던 세계 7대륙 최고봉 등정의 마지막 등정지로 남아 있던 남극의 최고봉 빈슨산(Mt, Vinson, 4892m)을 정복했다.

경상국립대산악회 남극 빈슨 메시프 원정대의 문성진 등반대장(컴퓨터과학과 96학번)과 문성현 대원(물리학과 22학번)은 지난 25일 오후 5시 45분(현지 시각) 정상에 우뚝 섰다.

경상국립대산악회 문성진 대장(왼쪽)과 문성현 대원이 교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산악계나 세계 산악계에서 개인이 세계 7대륙 최고봉을 오른 사례는 많았다. 하지만 대학산악회가 막대한 경비를 자체 조달하고 또한 서로 다른 대원들이 7대륙 최고봉을 함께 오른 순수한 원정은 거의 없어 이번 쾌거는 산악계에 큰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정대는 지난 15일 인천공항에서 출국, 미국 뉴욕~칠레 산티아고를 거쳐 푼타아레나스 공항에 도착했다. 원정대는 11시간이 넘는 시차를 극복하고 현지 적응을 한 후 20일 패트리어트 힐(820m)을 거쳐 22일 베이스캠프(2100m)에 입성했다.

두 대원은 적응 훈련을 한 뒤 본격적인 등반을 할 계획이었지만 기상악화로 하루 늦게 등반을 시작했다. 23일 대원들은 베이스캠프를 출발해 1캠프(2750m)에 도착해 고소적응을 위해 하룻밤을 보냈다. 다음날 2캠프(3700m)에 무사히 도착한 후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정상 공격을 준비했다.

크리스마스인 25일 오전 정상 공격에 나서 이날 오후 5시 45분 남극 빈슨산 정상에 섰다.

대원들은 화창한 날씨였지만 강한 바람과 추위를 극복하며 경상국립대 교기와 산악회기 그리고 고(故) 안재홍 세계 7대륙 원정단장의 사진이 담긴 깃발을 정상에 꽂았다.

남극 정상에서 경상국립대산악회기를 들고 문성진 대장(왼쪽)과 문성현 대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성진 원정대장은 지난 1996년 경상국립대산악회에 입회했으며 1997년 동·하계 설악산 한라산 장기등반을 하는 등 활발한 산악활동을 하고 있다.

문성현 대원은 경상국립대 물리학과 2022학번으로 지난해 산악회에 가입했으며 2023 YB부대장으로 설악산 하계 장기등반과 일본 북알프스 아쓰가다케 동계훈련을 다녀왔다.

그는 UDT에 입대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남극 원정을 위해 휴학하고 입대를 미룰 정도로 열심히 훈련해 이번 등정을 이뤄냈다.

문성진 대장(왼쪽)과 문성현 대원이 고인이 된 안재홍 세계 7대륙 추진단장의 사진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상 경상국립대 제공

두 대원은 “경상국립대 개교 70주년을 기념해 시작한 프로젝트를 12년 만에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협력과 성원을 아끼지 않은 많은 분께 감사드린다. 이 개척의 저력을 바탕으로 우리 산악회와 대학교가 발전해 가기를 염원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원들은 내년 1월 9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할 예정이디. 이들은 동료들에게 “한국에 들어와 김치찌개에 사리를 추가해 소주 한잔하고 싶다”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박용수 경상국립대산악회 회장은 “지난 2011년 7월 세계 7대륙 최고봉 원정대 출범식 이후 12년 만에 프로젝트를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며 “권순기 총장님과 교직원들, 산악회원 그리고 많은 산악인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은 “세계 7대륙 최고봉 원정 발대식에서부터 마지막 남극 정상 등정까지 지켜본 총장으로서 감회가 너무 새롭다. 컴퓨터과학과 1996학번 문성진 대장, 물리학과 2022학번 문성현 대원의 위대한 성공을 축하한다”고 격려했다.

경상국립대산악회는 앞서 ▲킬로만자로(정영건·장성조·정헌수·문영식·안재홍·박중안·조만진·서동백·정연태·이상관·조은영·박말임·정철경·최강식·김태규) ▲유럽 최고봉 엘브루즈(정헌수·서동백·강순양·정철경·강유종·김태규) ▲북아메리카 최고봉 데날리(정철경·강순양) ▲아시아 최고봉 에베레스트(최임복) ▲남아메리카 최고봉 아콩카구아(주동호·김준엽·조우영) ▲오세아니아 최고봉 코지어스코(최홍권·이진호·박용수·서애림) 등 6대륙 최고봉에 모두 31명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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