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경남 함안 한국제강 대표 중대재해처벌법 첫 실형 확정
지난 3월 하청업체 직원 사망 사고
대법원, 징역 1년 원심 확정…법인에 벌금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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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9 00:32 | 최종 수정 2023.12.29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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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첫 구속됐던 경남 함안 소재 한국제강 대표의 징역 1년형이 최종 확정됐다. 지난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원청업체 대표에게 실형을 확정한 대법원의 첫 판단이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28일 중대해처벌법 위반(산업재해치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한국제강 대표 A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한국제강 법인은 양벌 규정이 적용돼 벌금 1억 원을 확정받았다.
한국제강 대표 A 씨는 지난해 3월 함안 공장에서 설비(設備) 보수작업을 하던 60대 작업자가 1.2t 방열판에 다리가 깔려 숨진 사고와 관련해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 작업자는 한국제강 하청업체 근로자였고 낡은 섬유 벨트가 끊어지면서 방열판이 크레인에서 떨어져 사고가 났다.
검찰은 A 씨의 회사가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 하는 사업장에서 안전보건관리 책임자 등이 업무를 할 수 있는 평가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고,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구축하지 않은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1·2심은 한국제강에서 산업재해가 빈번히 발생했음에도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점 등을 모두 유죄로 인정해 A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이 사고 쟁점은 A 씨에 적용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의 구체적 관계를 어떻게 보느냐였다.
검찰은 A 씨를 두 죄에 대한 ‘실체적 경합범’으로 보고 기소했다. 경합법은 한 사람이 두 개 이상의 범죄를 저지른 경우로 가장 강한 처벌형을 기준으로 50%까지 가중 처벌할 수 있다.
하지만 대법원은 1·2심 재판부와 마찬가지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죄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는 1개의 행위가 여러 개의 죄에 동시에 해당하는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판단했다. 상상적 경합은 가장 무거운 형량으로 처벌하는 것으로 첫 판시 사례다.
대법원은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은 궁극적으로 사람의 생명과 신체의 보전을 보호 법익으로 하며, 모두 같은 일시·장소에서 같은 피해자 사망이라는 결과를 막지 못한 범행에 해당해 사회관념상 1개 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