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시카와(石川)현 노토(能登)반도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지 124시간(5일 4시간) 만에 90대 할머니가 무너진 주택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통상 72시간이라는 골든타임을 휠씬 지난 때였다.
일본 경찰은 6일 오후 8시 20분쯤 이시카와현 스즈시의 무너진 해안가 2층 주택에서 90대 할머니를 구조해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구조된 할머니는 발견 당시 다리를 다치고 저체온 중세를 보였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였다. 지금은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
구조된 90대 할머니가 극적으로 구조돼 들것에 실려나오고 있다. MBC 뉴스 캡처
긴급소방구조대는 NHK 방송에 “1층과 2층의 바닥 간격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여성의 무릎 아래가 여러 가재도구에 끼어 있었다”며 “틈새가 좁아 몇 시간의 수작업 끝에 구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할머니의 가족은 "어머니 목숨을 구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연신 감격해했다.
하지만 같은 집에 있던 40대 여성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일본은 지난 1995년 한신대지진 때 72시간 이후 구조한 피해자들이 탈수, 저체온증 등으로 생존율이 크게 낮아진 경험을 토대로 이 시간을 지진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삼는다.
구조 활동 중인 비영리단체 피스윈즈재팬의 이나바 기타카 의사는 “(72시간을 넘겨도) 수분을 섭취할 수 있는 상황이거나 따뜻한 환경에선 구조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7일 현재 지진으로 인한 누적 사망자는 4명 늘어 128명으로 집계됐다. 연락이 끊긴 사람은 200명 정도다.
일본 정부는 자위대원을 추가 투입해 실종자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계속되는 여진이 발목을 잡고 있다. 더욱이 피해 지역에 8일까지 최대 60cm의 눈이 예보돼 구조활동이 일시 중단됐다. 지반 약화로 산사태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재민들의 고통도 가중되고 있다.
피해가 집중된 이시카와현에는 아직도 2만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고 통신과 수도 복구도 미미한 상태다.
기시다 총리는 비상재해대책회의를 갖고 이번 지진을 특정비상재해로 지정해 특별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