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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도 오는데, 짱어 배 불리 무 보자"…통영 어민들 바닷장어 불황에 재고 쌓이고 잡을수록 손해 보자 또 자율 휴어

유가 인상 둥 경비 늘고 소비 부진 겹쳐
선주들 소비촉진 활동 등 홍보 안간힘

정창현 기자 승인 2024.05.10 14:52 | 최종 수정 2024.05.12 05:30 의견 0

경남 남해안에서 바닷장어(붕장어)를 잡는 근해통발업계가 쌓여가는 재고를 견디다 못해 잠정 조업 중단을 선언했다. 근해통발수협은 이미 지난해 11~12월 조업을 중단한 데 이어 이번에 또 휴어기에 들어갔다.

10일 경남 통영에 있는 근해통발수협에 따르면, 어선들은 지난 1일부터 조업을 잠정 중단하고 다음 달 15일까지 자율 휴어기를 갖는다.

미국 FDA가 인정한 청정해역서 잡힌 통영장어. 장어는 여름철 보양식으로 인기가 있다. 통영시 페이스북

조합 소속 어선들은 이 기간에 15일(1항차 조업 기간)씩 조업에 나서지 않는다. 이번 휴어에는 어선 40척이 동참한다.

바닷장어가 주요 수산물인 근해장어통발어업은 통영을 전진기지로 우리의 남해와 서해에서 조업해 국내 바닷장어의 6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1980년대엔 일본 수출에 힘입어 급성장 했지만 2000년대 한·중·일 어업 협정으로 조업구역이 줄면서 지금은 50여 척의 어선만이 남아 있다.

근해통발수협 소속 장어잡이 어선이 통영 미수항에 정박해 있다. 근해통발수협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 인상과 인건비 상승으로 출어 경비가 늘어난 데다 소비 부진까지 겹쳐 어업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했다. 바닷장어가 출어 경비에도 못 미치는 헐값에 팔리면서 잡을수록 손해가 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유류비와 인건비 등을 계산하면 최저 생산원가는 ㎏당 9000원 수준이지만 현 시세는 8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몇 년 전 1만 1000원 정도와 비교하면 27% 넘게 하락했다.

최근 들어 바닷장어 공급량은 매년 늘지만 경기 침체 등 여파로 소비가 줄면서 재고까지 쌓이고 있다.

현재 근해통발수협 냉동품 재고는 약 950t에 달한다. 지난해 11월 재고량은 약 900t이었다.

이에 근해통발수협과 어민 단체는 각종 행사와 홍보 등을 개최하며 소비 촉진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일에는 근해통발수협과 바다장어자조금위원회가 통영 강구안 문화마당에서 ‘제1회 통영 바다장어 축제’를 열고 바닷장어 판매 및 홍보에 나섰다.

안휘성 바다장어자조금위원회장은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 없어 선주들이 재고물량 해소를 위해 전국 수산물 행사장을 찾아다니며 소비촉진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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