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차 '오물 풍선' 피해···차 앞유리에 깨지고 타이머 폭발해 불 붙어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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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2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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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부터 발견된 북한의 1·2차 '오물 풍선'으로 전국에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풍선'에서 화학물질 등은 나오지 않았지만 오물과 쓰레기의 무게로 인한 자동차 유리 파손 등 실질적인 피해를 낳고 있다.
무엇보다 주택가, 시장 등 주민 왕래가 많은 곳에서도 무게 5kg 정도의 적재물이 발견되면서 불안을 더하고 있다.
2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1일 오후 8시부터 '오물 풍선'을 띄웠고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물론 강원·충북·경북 등 전국에서 약 600개가 식별됐다.
이날 오전 10시 22분쯤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한 빌라 주차장에 '오물 풍선'이 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에 떨어져 앞유리창이 박살났다. 봉지 안에는 플라스틱병과 쓰레기와 흙 등이 담겨 있었다.
앞서 서울 양천구 신정2동에서도 이날 새벽 5시 40분쯤 도로에 주차해 있던 쏘렌토 차량 위로 풍선이 떨어지면서 조수석 유리가 깨졌다. 비닐 봉지의 무게는 약 5kg으로 추정됐다.
이날 오전 8시 30분쯤에는 경기 부천시 오정구 대장동에 오물 풍선 2개가 떨어졌다. 이 가운데 1개가 트럭 앞바퀴 근처에서 폭발해 타이어와 차량 운전석 외부가 그을렸다.
한 때 적재물에 화약 등 인화 물질이 포함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지만 경찰은 풍선 안에 있던 타이머가 불에 타며 트럭 바퀴를 그을렸다고 밝혔다.
또 이날 오전 경기 안양시 만안구의 시장 골목에도 '오물 풍선' 물체가 떨어져 내용물이 거리에 흩어졌다. 다행히 휴일이어서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아 다친 사람은 없었다.
경북 포항시에서는 화진해수욕장 인근 모래밭에 '오물 풍선' 추정 물체가 떨어졌다. 비닐 봉지에는 담배꽁초, 폐지, 비닐 등 오물과 쓰레기가 담겨있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을 지는 불분명하다.
지난 2016년 1월에는 경기 고양시의 차량 지붕이 부서지고 2월 경기 수원시의 연립주택 옥상에 북한의 대남 전단 뭉치가 떨어져 물탱크와 유리 등이 파손됐지만 지자체와 보험사 간에 이견만 오갔다.
당시 정부는 민방위기본법을 개정해 북한의 대남 전단 뭉치가 떨어져 발생한 피해를 보상해주는 근거를 마련했지만 입법예고 단계에서 중단됐다.
경찰 관계자는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으로 인한 피해 보상 규정은 지금으로선 없다"며 "파손된 승용차의 차주가 가입한 보험사도 보상이 가능한 상황인지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