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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한바탕] '탄핵만답이다' vs '추미애가정신병'

정기홍 기자 승인 2024.06.05 16:48 | 최종 수정 2024.06.07 13:35 의견 0

더경남뉴스가 '정치 한바탕'이란 다소 냉소적인 코너를 만들었습니다. 한바탕은 '크게 벌어진 한판'을 뜻합니다. 지방과 중앙 정치를 가리지 않고 지적하겠습니다. 코너에만 몰리면 저들만의 '여의도 문법'으로 빠져 나가는 비겁한 행태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지방의 풀뿌리 정치가도 여의도의 행태와 진배없습니다. 요즘 정치인은 팩트(사실)와 무관하게 선동만 잘하면 유능함으로 치부된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국민을 '가·개·붕(가재·개구리·붕어)'으로 여기는 의원이 많습니다. 전과자가 무려 3분의 1이라고 합니다. '날것' 그대로를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5일 정치권에서 '행시(行詩)'를 두고 옥신각신합니다. 참고로 행시란 '과거에서 18구(句·시의 토막) 이상으로 짓던 시의 형식'을 말합니다. 6행시가 말썽이네요.

정치가 '말의 예술'라고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우리의 정가(政家)는 강성 시민단체 수준의 천방지축 말싸움만 난무합니다. 맘 같으면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을 모조리 없애고, 의정 중계도 하지 않게끔 조치해야 할 지경에 왔습니다. 자라는 아이들이 보고, 듣고, 배우면 다시 '저짓'을 할 우려가 크지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포항 영일만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직접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탄핵만답이다'라는 6행시 챌린지에 나섰답니다.

성이 쏟아질 줄 알고

폭탄급 발표를 몸소 했건만

만한 백성들아!

답한 궁상들아!

나라 석유 노다지라 해도

돌아서네, 여보밖에 없어

각 구절의 앞 글자만 따서 읽으면 '탄핵만답이다'로 귀결됩니다.

그런데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전 경희대 교수)이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수년 전에 온라인에서 유행하던 '추미애가정신병'이란 한시(漢詩)로 응수했습니다. 그는 "'탄핵이답이다'를 접하니 '추미애가정신병'이란 한시가 떠오른다"고 했습니다.

김 의원은 "포항 앞바다 20% 탐사 가능성에 대한 국민들의 염원을 저렇게 조롱할 수 있냐"고 추 의원을 직격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첫 국정 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 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추미애가정신병' 한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秋美哀歌靜晨竝(추미애가정신병)
雅霧來到迷親然(아무래도미친연)
凱發小發皆雙然(개발소발개쌍연)
愛悲哀美竹一然(애비애미죽일연)

이 한시가 유행하던 때는 추 의원이 법무부 장관일 때인 지난 2020년 즈음입니다.

한자를 한자 한자 음독한 것입니다. 내용을 보면 그를 조롱하고 비난하는 게 뻔하게 보입니다.

당시 조선시대 천재 방랑시인 김삿갓(김병연)이 지었다 해서 많이 알려졌었지요. 하지만 이 한시는 누군가가 김삿갓의 시 형태를 흉내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김 의원은 "김삿갓이 지었다고 알려졌던 '추미애가정신병'이란 한시가 구전에 옮겨 다녔는데 사실은 김삿갓이 지은 게 아니라 그냥 만들어진 것이었다"며 "이런 허황된 얘기처럼 정치인께서, 다선 의원께서 이렇게(6행시) 언급하는 게 바람직한가"라고 물었다.

그럴 듯하게 '행시'니 '한시'니 배운 척, 고상하게 포장해 말하지만 국민들로선 '여의도의 악취 이불' 하나를 더 포개 덮은 듯 짜증납니다.

오늘 개원한 제22대 국회가 초장부터 하라는 '의원 일'은 안 하고, 하지 말라고 하지 말라고 하는 '쌈질'로 의정 활동을 시작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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